
적용 대상은 최근 3개월 동안 3회 이상 정보를 게시해 광고 등으로 수익을 얻은 정보 게재자 가운데 구독자 10만 명 이상이거나 월평균 조회수 10만 회 이상인 경우다. 또 법원에서 불법·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2회 이상 반복 유통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대규모 플랫폼에도 자율규제 의무가 부여됐다. 최근 3개월 동안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0만 명 이상인 플랫폼 사업자는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절차와 자율규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신고가 접수되면 게시물 삭제와 접근 제한, 수익화 제한, 계정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번 법 시행으로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활동이 줄고 지역·성별 혐오 콘텐츠가 많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자정 작용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일반적인 의견 표현이나 정치적 주장까지 위축돼 사실상 온라인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개정법이 규정한 불법정보와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는 음란물, 마약, 명예훼손 등 비교적 범위가 구체적인 유형이 중심이었다. 이번 개정법은 인종, 국가, 지역, 성별, 장애, 연령, 사회적 신분, 소득 수준 등을 이유로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거나 증오를 조장하는 정보까지 불법정보 유형에 포함하면서 적용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아울러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한 정보를 허위·조작정보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신고 접수와 게시물 삭제 여부를 우선 결정하는 사실상의 '1차 판단자' 역할을 맡게 된 플랫폼이 게시자의 고의성이나 표현의 맥락, 공익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사이버 렉카와 보이스피싱, 허위·조작정보를 악용한 범죄 등 사회적 폐해를 줄이겠다는 입법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허위·조작정보를 판단하는 기준이 여전히 불명확한 데다 사실상 플랫폼 사업자가 이를 1차적으로 판단하도록 했지만,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운영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팩트체크 생태계마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플랫폼에 과도한 판단 책임을 맡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에 대해서는 “허위·조작정보 규제와 표현의 자유는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번 법 시행만으로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법 집행 과정에서 자의적 판단이 이뤄지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처벌이 강화된 국내 플랫폼 대신 비교적 규제 부담이 적은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하겠다는 이른바 '디지털 망명'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레딧과 디스코드, 시그널 등 해외 플랫폼으로 옮겨가자는 게시글과 함께 레딧 가입 방법, VPN을 이용한 해외 사이트 접속법 등이 공유되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탈중앙화 오픈소스 기반 커뮤니티를 직접 구축해 소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망명이 확산할 경우 이용자들이 폐쇄형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법 집행과 사회적 감시가 어려워져 오히려 허위정보와 혐오표현이 음지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2014년 검찰과 경찰이 세월호 집회 관련 수사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수사 대상이 된 사실이 알려지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을 떠나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당시 약 5만 명 수준이던 텔레그램 이용자 수는 150만 명 가까이 급증했고, 카카오톡 이용에도 일시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개정법 시행으로 일부 이용자들이 규제를 피해 해외 플랫폼이나 폐쇄형 커뮤니티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디지털 망명으로 인한 부작용을 면밀히 살피면서 국내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을 줄이고 관리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