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및 임명동의를 앞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이동흡 자진사퇴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등 자칫 내분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결과 청문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 7명 중 5명만 '적격' 판정을 내린 상태다.
특히 청문위원이었던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후보자가 국민의 부정적 여론을 회복하지 못했다”며 '부적격 의견'을 제시했다.
이 후보자를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특위는 여당 7명, 야당 6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야당 위원들이 모두 '부적격' 판정을 내린 상황에서 김성태 의원마저 '부적격' 판정을 내림으로써 이 후보자에 대한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국회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무기명 표결에 부쳐질 경우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오전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이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유용' 논란에 대해 “(특정업무경비를) 콩나물 사는데 쓰면 안돼지”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에 대한 여권 수뇌부의 부정적 기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내 개혁성향 의원들 사이에서는 새 정부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서는 이 후보자가 낙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적 비난과 부정적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데도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강행할 경우 새 정부 임기 초반부터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오늘(23일) 오후 이 후보자 임명동의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소집한 상태다. 새누리당과 청문회를 마친 이 후보자가 어떤 결단을 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