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고양시가 공동 시행자로서 손해를 최소화할 의무가 있음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시한 합리적인 설계 변경 대안을 수용하지 않고 행복주택 관련 사업계획 변경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면서 공사 재개를 지연시켰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며 불필요한 재정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LH가 시공사에 지급한 지연 손해금 약 14억 원을 포함해 시공사·감리단 투입 비용 약 44억 원, 설계·인허가 비용 약 23억 원, 시공사 손해배상 약 19억 원 등 최소 86억 원 규모의 매몰 비용이 발생했다는 점도 감사 결과에 포함됐다.

고양시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LH의 설계 오류 자체는 명백히 존재했고, 이로 인해 공사가 중단된 것이 사실"이라며 "문제는 그 이후 공사 중단 원인에 대한 책임과 지하 터파기 시공 방법의 기술적 이견 등의 요인으로 협의가 장기화됐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원 감사는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서 '지체 없이 재개하라'는 행정적 유도 차원에서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감사 이후 고양시가 실제로 사업을 살리기 위해 진행해 온 조정과 협의 과정은 감사 결과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2025년 10월을 목표로 LH와 행복주택을 포함한 사업 조정 방안을 협의해 왔지만, 돌연 행복주택 건립에 대한 고양시의 지원금 없이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의견 표명에 기존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고양시는 "행복주택이 빠지더라도 사업 자체가 좌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독 추진이라도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해련 고양시의원은 이번 사안을 이동환 시장의 정책 판단과 집행 책임 문제로 규정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근거로, 공동 시행자인 고양시가 LH의 설계 변경 대안을 수용하지 않고 정책적 요구를 앞세우며 사업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그 결과 고양시 자산이 될 행복주택은 사업에서 빠졌고, 복합커뮤니티센터 사업비는 증가했으며, 수십억 원의 매몰비용과 추가 소송 가능성까지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재준 전 고양시장은 일산복합커뮤니티센터 개발사업 지연과 매몰비용 발생, 감사 결과 은폐, 허위 보도자료 배포 등을 이유로 고양시를 고발했다. 이에 시는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사업 지연의 주된 원인은 LH의 설계 오류"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책임 소재는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가려질 사안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양시는 행복주택을 제외한 복합커뮤니티센터 단독 추진을 위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 기간 연장 승인을 받은 상태다. 시는 상반기 중 국토교통부 심의를 거쳐 사업 내용을 조정하는 행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일산 원도심 활성화와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재생 사업을 차질 없이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일산복합커뮤니티센터 개발사업은 책임의 공백을 안은 채 다음 단계로 향하고 있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