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러한 성과 이면에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저출생 추세가 이어지며 보험료 수입 증가에는 한계가 있고, 고령화로 의료 이용과 지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서도 건강보험 재정이 머지않아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정부가 재원 마련과 지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건강보험 재정누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불법개설 의료기관, 이른바 사무장병원 문제다.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자가 의사나 약사의 명의를 빌려 병원이나 약국을 운영하며 부당이득을 취하는 구조로, 과잉진료와 허위·과다 청구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잠식해 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사례에서는 환자의 안전과 건강이 위협받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불법개설기관에 대해 환수가 결정된 금액은 수조 원에 이르지만, 실제 징수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제도는 있으되 집행의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사무장병원(약국)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다만 이 제도를 둘러싼 의료계의 우려 또한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권력 남용이나 수사권 확대에 대한 걱정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현재 발의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들은 특사경의 직무 범위를 의료법 또는 약사법상 불법개설 의료기관으로 명확히 한정하고 있다. 부당청구나 무면허 의료행위 등은 특사경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러한 영역은 현행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 체계로 관리되고 있다.
공단은 진료비 지급기관으로서 축적된 자료와 분석 역량, 그리고 전문조사 인력을 바탕으로 불법개설 의심사례를 보다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기존 수사에 비해 조사기간을 단축하고 재정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보다는, 왜 이러한 논의가 나오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하나의 배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건강보험은 어느 한 기관이나 집단의 제도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지켜온 공동의 사회적 자산이다. 제도를 둘러싼 논의 역시 찬반의 구도로 나누기보다,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 현장의 신뢰를 함께 지켜낼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서로의 우려를 경청하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 자체가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 국민을 위한 제도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보다 차분하고 성숙한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부산광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윤태한 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