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양사이자 베스트셀러 ‘더 파이버 포뮬러’의 저자인 리애넌 램버트는 “장내 미생물 군집은 술이나 탄산음료뿐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시는 다양한 음료들의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정 음료를 자주 또는 많이 섭취할 경우 오히려 장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무엇을 마시는가에 따라 장내 균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하니에 비드마르 영양치료사는 “유행보다는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물, 허브차, 연하게 우린 녹차, 또는 콤부차 같은 발효 음료를 추천했다. 또한 그는 “장 건강에 가장 좋은 음료는 첨가물과 감미료가 적어 소화기관에 부담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영양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장 건강에 최악인 음료들과 이를 대신해서 마시면 좋을 만한 대안 음료들이다.

아주 작은 용량으로 엑기스만 마시는 농축 주스, 즉 ‘주스 샷’은 종종 ‘장 건강을 위한 샷’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일이나 채소를 이렇게 즙을 내서 마시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음료들은 대개 농축된 당 함량이 높고 섬유질은 적으며, 산도가 높아 일부 사람들에게는 위산 역류나 위장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공인 영양사이자 ‘더 로우 애피타이트 쿡북’의 저자인 롭 홉슨은 “이런 주스 샷들은 흔히 ‘장 건강 음료’처럼 홍보되지만, 소화기 관점에서 보면 모든 사람에게 이상적인 선택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축도가 높고 산성이 강한 데다 섬유질이 적기 때문에 특히 공복에 마실 경우에는 위 점막을 자극하고 역류, 메스꺼움, 복부 팽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생강이나 강황은 농축된 주스 형태로 마시기보다는 온전히 음식 형태로 섭취했을 때 효능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그러면서 홉슨은 “이렇게 샷 형태로 마실 경우 장내 유익균이 유의미하게 개선된다는 증거는 적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득보다는 오히려 실이 많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귀리 우유
우유 대체품으로 인기가 많은 귀리 우유는 흔히 건강 음료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귀리 우유 자체는 건강에 해롭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특정 제품의 경우, 가령 질감을 개선하기 위해 오일, 액체의 점성을 증가시키는 증점제, 고분자 다당류인 검류(하이드로콜로이드) 등을 첨가한 제품은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성분들은 민감한 장을 자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일부 유화제는 장을 보호하는 점막층을 손상시키고, 장 투과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귀리 우유는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편이라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고, 이는 간접적으로 장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과하지 않은 커피
모든 커피는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장운동을 활성화한다. 이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배변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즉,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돕기도 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위산 역류(속쓰림), 위경련, 과민성대장증후군(IBS)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필터를 사용해서 내려 마시는 드립 커피와 달리 원두 가루를 물에 직접 우려내서 마시는 방식의 커피가 그렇다. 이런 경우 장과 혈관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건강 앱 ‘조이(ZOE)’의 다이어트 영양 전문가인 페데리카 아마티 박사는 “프렌치프레스나 터키식 커피처럼 필터로 여과하지 않은 커피에는 카페스톨과 카웨올이라는 성분이 다량 들어있는데, 이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설탕이 들어있지 않은 탄산음료가 더 건강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영양사인 램버트는 “물론 인공 감미료에 대한 신체 반응은 감미료의 종류, 섭취량, 그리고 개인의 장내 미생물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참가자 그룹의 장내 미생물과 혈당 조절 능력에 변화가 나타났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이는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음료는 매일 마시기보다는 가끔 대체 음료로 바꿔 마시는 게 좋다. 수분 섭취의 기본은 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일부 초가공 음료에 들어있는 유화제 같은 첨가물이다. 이 성분이 장내 박테리아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대한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다.
공인 영양사인 롭 홉슨 역시 이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그는 “다이어트 음료는 흔히 ‘더 건강한 선택’으로 홍보되지만, 인공 감미료와 장 건강을 둘러싼 증거들은 점점 엇갈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 “수크랄로스, 사카린, 아스파탐 같은 감미료는 인간과 동물 연구 모두에서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기능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이런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을 교란시켜 당에 대한 내성(포도장 처리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 음료나 제로 슈가 음료를 규칙적으로 마시면 복부 팽만감이나 배변 습관 변화를 겪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홉슨은 “소량이라면 그다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섭취할 경우에는 장 건강에 그다지 좋지 않을 수 있다”라고 결론지었다.

알코올이 장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됐기 때문에 그리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음주는 흔히 ‘장 누수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장 투과성을 증가시킨다. 여기에 더해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을 깨뜨려 염증이 유발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영향은 섭취량과 빈도에 따라 달라진다. 즉,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자주 마시느냐에 따라 정도가 달라진다.
알코올 자체도 문제지만, 일부 술은 소화기관에 특히 더 부담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라거 맥주는 알코올뿐만 아니라 탄산과 발효성 탄수화물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에 민감한 장을 가진 사람들에게 복부 팽만감을 악화시키는 등 여러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홉슨은 “알코올은 장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장 투과성을 높이고 염증을 촉진하며, 장내 유익균을 줄이고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변화시킨다. 특히 맥주는 알코올, 발효성 탄수화물, 탄산이 결합돼 있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독주에 설탕이 들어간 음료나 다이어트 음료(혹은 제로 슈가 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 역시 장에 부담을 준다”고 경고했다.
그럼 혹시 무알코올 음료는 어떨까. 사실 무알코올이라고 해서 무조건 장에 좋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 대부분의 무알코올 맥주들은 생각보다 당 함량이 높다.
#설탕이 첨가된 가당 음료
램버트는 설탕이 첨가된 탄산음료 역시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시 말해 이런 음료는 유익균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 환경을 건강하지 않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홉슨도 “설탕이 많이 든 탄산음료에는 장내 미생물을 돕는 섬유질이나 유익한 성분이 전혀 없다. 대신 다량의 유리당만 들어 있다”면서 “이런 음료를 자주 마시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줄고, 대신 염증이나 대사 질환과 관련된 박테리아만 늘어난다”고 말했다.
가당 탄산음료의 물리적 자극 역시 문제다. 홉슨은 “이런 음료들의 산성 성분은 장 점막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탄산은 소화가 민감하거나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복부 팽만감을 일으키고 가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런 음료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매일 주기적으로 마시지는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대신 어떤 음료를 마시는 게 좋을까. 이에 대해 공인 영양사이자 ‘초가공 식품을 먹지 않는 법’의 저자인 니콜라 러들럼-레인은 콤부차 음료를 추천한다. 콤부차는 탄산의 청량감을 주면서도 살아 있는 유익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에너지 드링크
홉슨은 “에너지 드링크에는 카페인, 감미료, 산성 성분, 각종 첨가물이 결합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이런 점에서 장 건강에 있어서는 ‘완벽한 폭풍(최악)’과 같다고 경고한다. 또한 그는 “고함량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장운동이 과도하게 촉진되어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설사나 복부 경련이 악화될 수 있다. 설탕이나 감미료 성분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리고 복부 팽만을 일으키며, 특히 공복에 마실 경우에는 음료의 산성 성분이 역류 증상과 상부 위장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를 대체할 음료로 러들럼-레인은 장내 박테리아의 다양성을 돕는 폴리페놀이 함유된 무가당 차를 추천한다. 블랙커피 역시 에너지 음료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커피 역시 과도하게 마시면 소화 불량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단백질 셰이크는 간편하긴 하지만, 일부 제품은 소화를 방해할 수 있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인공 감미료, 당알코올, 증점제 등은 일부 사람들에게 복부 팽만, 가스,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영양 치료사인 비드마르는 “단백질 셰이크는 분명 운동을 할 경우 유용하다. 하지만 많은 제품이 인공 감미료, 유화제, 당알코올을 포함하고 있어 복부 팽만감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유청 단백질의 경우에는 유당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복부 팽만을 유발할 수 있다.
대신 첨가물이 적은 단백질 파우더를 천연 식품과 함께 갈아 마시거나, 아예 셰이크 대신 달걀, 닭고기, 두부 같은 자연식 위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러들럼-레인은 “전반적으로 장은 단순함과 일관성이 유지될 때 가장 잘 기능한다. 기능성 음료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당 음료를 적게 마시고, 음주량을 적당히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가공하지 않은 식품 위주로 식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다만 지나치게 흑백논리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 러들럼-레인은 “평소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고 있다면 가끔 마시는 탄산음료나 한 잔의 술이 장 건강을 완전히 망가뜨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