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메달 소식을 전한 인물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의 김상겸이었다. 개인 통산 네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김상겸은 8일(현지시간) 열린 대회 결승에서 최종 은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단의 대회 첫 메달이자 대한민국의 역대 400번째 올림픽 메달이었다.
당초 메달권으로 기대받던 인물은 아니었다. 지난 세 번의 올림픽에서 예선 무대를 통과한 것은 2018년 평창대회 단 한 번이었다. 이번 대회는 최종 8위로 16강 토너먼트 무대에 올랐다. 16강에서는 상대가 넘어졌고, 8강에서도 상대 실수가 나오는 행운이 따랐다. 준결승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김상겸은 1989년생으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베테랑이다. 개인종목 최고령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을 다시 세웠을 정도다. 긴 선수생활 기간 동안 넓지 않은 국내 스노보드 저변 탓에 막노동을 병행하며 커리어를 이어온 사연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두 번째 메달은 2008년생 신예가 전했다. 9일 열린 스노보드 빅에어 결승에서 유승은이 동메달을 따낸 것. 그는 전날 열린 예선에서 29명 중 4위를 기록해 결선에 나섰다.
12명이 나서는 예선에서 1차 시기와 2차 시기 점수를 합산, 대회 선두로 나서며 기대감을 키웠다. 3차 시기에서는 넘어지면서 점수가 높지 않았다. 총 3차 시기 중 두 개의 높은 점수를 합산하는 대회 진행 방식에 유승은은 166.60점을 따냈고 마침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빅에어 종목에서 국내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다.
한국은 설상종목 '불모지'로 불리던 국가다. 숱한 메달이 쏟아져 나온 빙판과 달리 눈 위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스키협회가 대기업 후원을 등에 업고 적극 투자에 나섰던 평창 대회에서도 스노보드 대회전에서 '배추보이' 이상호가 은메달 1개를 따내는 데 그쳤다. 이는 이전가지 설상종목에서 대한민국 역대 최초이자 유일한 올림픽 메달이었다.
한국 스노보드는 이번 대회 추가 메달을 노린다.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남자부는 이채운, 여자부는 최가온이 대회 전부터 기대주로 꼽혀왔다. 이들은 앞서 메달 획득에 성공한 김상겸, 유승은보다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았다. 특히 최가온은 최근 3개 월드컵 시리즈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올림픽 입상 가능성을 높였다. 기세를 이어간다면 스노보드 종목에서 더 많은 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스노보드 마니아 사이에서는 "대한스키협회를 대한스노보드협회로 바꿔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협회는 기존 '대한스키협회'에서 2024년부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로 이름을 변경한 바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