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및 일상생활 실태’ 분석 결과, 재가 중증장애인의 삶은 가족 중심의 돌봄 구조 속에서 고령화와 사회적 고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 주 도움 제공자는 부모가 58.7%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활동보조인력(19.7%), 배우자(12.8%)가 뒤를 이었다. 특히 주 보호자의 평균 연령은 59.0세였다. 60대 이상 고령 보호자 비율은 46.1%에 달해 고령의 부모가 중년의 장애 자녀를 돌보는 가구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었다.
‘건강 및 사회적 고립 분야’에서는 응답자의 38.4%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나쁨’으로 평가했다. 60.1%는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사회적 관계망 또한 취약해 가족 외에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응답이 36.1%로 조사됐다. 또한, 디지털 시대의 소통 창구인 누리소통망(SNS) 등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는 비율도 43.4%에 달했다.
‘자립 및 미래설계 실태’에서는 자립(중증장애인이 타인이나 시설의 돌봄에 의존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에 대한 잠재적 욕구와 현실적 장벽,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노후에 대한 불안이 상세히 드러났다. 현재 상태에서 자립을 희망하는 비율은 23.4%였으나, 활동지원서비스 등 ‘지원이 제공될 경우’ 자립하겠다는 응답은 24.6%로 상승했다.

자립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으로는 ‘경제적 여건 부족(생활비, 정착금 등)’과 ‘주거 마련의 어려움’이 1, 2위로 꼽혔다. 실제로 취업자 중 54.6%가 월 소득 100만 원 미만으로 조사돼 경제적 자립 기반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준비 실태는 매우 취약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92.6%가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경제적 빈곤(41.1%)보다 ‘돌봐줄 사람이 없을까 봐(49.6%)’가 높게 나타나, 부모 사후 돌봄 공백에 대한 극심한 불안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시설 장애인 조사와 2025년 재가 장애인 조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자립의 동기와 장애 요인에서 뚜렷한 차이와 공통점이 발견됐다.
시설 거주 장애인(2022년)의 자립 희망률 15.9%에 비해, 재가 장애인(2025년)은 23.4%로 자립에 대한 욕구가 더 높게 나타났다. 2022년에는 ‘단체 생활의 답답함(25.9%)’이 주된 자립 이유였던 반면, 2025년에는 ‘자유로운 개인 생활을 원해서(62.3%)’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단순히 공간을 옮기는 것을 넘어,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주체적 욕구가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두 조사 모두 자립의 최대 걸림돌로 ‘소득’과 ‘주거’ 문제를 지목해 지난 3년간 경제적·물리적 기반 확충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복지재단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주거와 돌봄서비스가 결합된 자립주택 공급 확대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돌봄체계 강화 △고령 보호자 가구를 위한 긴급 돌봄 등 위기 대응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한편, 경기도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생활 실현을 위해 △체험홈 및 자립생활주택, 자립주택 등 거주공간 확충 △자립생활 정착금 증액 △장애인 공공일자리 확대 △발달장애인 주간 방과후 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