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좌진 대표는 비슷한 시기 롯데카드 노사 대표 면담 자리에서 “2025년도 임원 승진은 없고, 임원 성과급은 반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경영진이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에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읽혔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진 두 차례의 타운홀 미팅에서도 조 대표는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롯데카드 노동조합은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를 신뢰했다. 이에 영업이익 감소 등 경영상 어려움에 따른 직원들 성과급 삭감과 임금인상률 양보를 수용하고 사측과 임단협을 체결했다.
하지만 롯데카드 사측은 지난 2월 10일 노조에 임원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침을 일방 통보했다고 한다. 조 대표가 직원 1700명 앞에서 한 공개발언을 2개월여 만에 뒤집은 셈이다. 사측이 밝힌 성과급 지급 규모는 임원·본부장 등 41명에, 총액은 19억 원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조 대표는 2025년 12월 1일자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지 못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따라서 임원에 성과급이 지급되면 조 대표 역시 받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입장은 이사회를 할 때 MBK파트너스 주주사에서 임원들 성과급 지급을 먼저 제안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명분이나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고객정보 유출로 인해 롯데카드는 아직도 좋은 상황이 아니다. 금융당국의 제재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제재 수위가 최대 과징금 부과 혹은 일부 영업정지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고객정보 해킹 사태뿐 아니라 ‘홈플러스 단기채권 사태’를 일으켜 지탄을 받고 있다. MBK가 최대주주인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국민연금과 메리츠증권 등 투자자와 채권단에 피해를 입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MBK 주요 경영진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앞서 언급했듯 김광일 부회장은 롯데카드에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기존 반부패3부에서 반부패2부로 재배당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MBK에 대해 제재심의위원회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MBK의 위법·위규 혐의에 대해 직무정지 등 중징계가 포함된 제재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노조 관계자는 “고객정보 사태로 지난해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게 나왔다. 금융당국의 제재도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어려운 상황 앞두고 직원들은 성과급 삭감과 임금인상 양보를 감내했는데, 임원들은 성과급을 받으려는 이중적 태도”라며 “단순한 보수 지급 문제가 아니라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회피다. 노사 간 신뢰 파괴하고 성실교섭 원칙을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측은 ‘성과급’이 아니라 ‘격려금’이라고 항변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 11월 사태가 터지고 조 대표와 임원들이 ‘성과급을 반납하겠다’고 결의했고, MBK 측에서도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승인 받으려고 준비해 이사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주주사와 이사들이 ‘임원들이 지난해 해킹 사태 등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2026년도 어려운데 더 열심히 하라’는 차원에서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결정을 했다”며 “다만 법적 항목에 ‘격려금’이 없어 ‘성과급’으로 의결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반발 대해 회사 관계자는 “노조에도 이런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주주사가 이사회에서 의결한 것이라 노조와 사전에 임원진 격려금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전했다. 조좌진 대표의 사장직 유지에 대해서는 “후임 대표가 뽑히지 않아서 상법상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사회에서도 소극적 의사결정만을 한다”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