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1일 카카오는 직원들에게 인사평가 등급에 따른 2025년도 성과급 액수를 통보했다. 인사평가 등급에 따라 직원들은 연봉의 3, 6, 9%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 받는다. 조직장이 추가분을 줄 수 있어 최대 9%플러스알파(+α)의 성과급을 받는 직원도 나올 수 있다.
카카오의 이번 성과급은 직전연도(연봉의 최대 8%+α) 성과급보다 소폭 상향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카카오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1억 20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상위 고과 직원은 최대 918만 원+α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IT 업계 특성상 개발 직군이 비개발 직군보다 높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급 액수 통보 이후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카카오가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카오는 연결 기준 2024년 대비 매출은 3% 증가한 8조 991억 원, 영업이익은 48% 늘어난 7320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선물하기·톡딜 등 플랫폼 부문의 톡비즈 커머스 사업과 모빌리티·페이 등 플랫폼 기타 사업의 지난해 4분기 외형 성장이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카카오 한 직원은 “회사가 그동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좋은 곳으로 평가받아 왔기 때문에 성과급이 다소 적더라도 큰 허탈감은 없었다”며 “다만 지난해엔 주 52시간제 위반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실적도 좋았던 만큼, 성과급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카카오는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대규모 서비스 개편 과정에서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제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해 9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온, 이하 카카오 노조)의 청원으로 같은 해 11월 고용노동부는 카카오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근로감독 결과 카카오는 법정 근로시간 한도 위반 등 다수 노동관계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9일 카카오 노조는 기업문화 진단이 필요하다는 노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고용노동부에 재감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 한 관계자는 “개별 직원에 대한 평가는 회사가 하더라도, 총 보상액에 대한 부분을 교섭하자는 것이다. 성과급 총액이 1000억 원인 것과 100억 원인 경우는 개인의 성과 등급이 아무리 높아도 성과급이 낮게 지급될 수밖에 없다”라며 “올해는 단체행동 등 (노조가) 더 강하게 나가야 할 것 같다. 구체적인 사항은 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성과급 관련 내용은 비공개로, 내부적인 협상 사항도 공개하기가 어렵다”며 “회사의 보상 정책과 성과 평가 기준에 따라 지급된다”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 다음 일방적 매각이라며 반발
카카오 노사 갈등의 골은 최근 깊어지는 모양새다. 노사 갈등이 표면화된 대표적인 사례가 ‘다음’ 매각이다. 지난 1월 29일 카카오는 ‘다음’ 운영사 AXZ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카카오는 다음을 담당하던 사내독립기업(CIC) ‘콘텐츠 CIC’를 분사했으며, 같은 해 5월 AXZ를 세웠다. 같은 해 12월 AXZ는 콘텐츠 CIC의 업무를 넘겨받았다. 카카오는 그간 다음 매각설을 부인해왔다.

지난 2월 3일 카카오 노조는 성명서에서 “카카오는 AXZ 분사 당시 ‘경쟁력 강화와 전문성 제고’ ‘독립적 운영체계 구축’ ‘중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을 내세우며, 해당 조치가 단기적 재무 개선이나 매각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며 “그러나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매각이 추진되면서 당시의 약속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카카오는 온갖 억지와 무리수를 써가며 검색 CIC와 디케이테크인 인원까지 AXZ로 이동시키며 조직 개편을 강행했다. 매각을 염두에 두고 인력 구조를 조정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다”며 “플랫폼의 가치는 결국 사람과 신뢰에서 만들어진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무책임한 카카오가 책임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AXZ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의 매각 또는 지분 정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내부 직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 1일 카카오는 CA협의체 조직을 기존 ‘4개 위원회·2개 총괄·1개 단’ 체제에서 ‘3개 실·4개 담당’ 구조로 개편했다. CA협의체 조직도 150명에서 50명 수준으로 축소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겸 CA협의체 의장 직속으로 그룹투자전략실, 그룹재무전략실, 그룹인사전략실 3개 조직이 신설된다.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황태선 총괄대표가 각각 3개 실을 이끌게 됐다. CA협의체 권한이 축소됐지만 인적 쇄신은 이뤄지지 않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비판도 동시에 나온다.
앞서의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진행해 온 경영 내실 다지기의 성과를 토대로 본격적 성장을 위한 실행력을 강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위원장이 있는 위원회 규모에서 실 규모로 바뀌었고, 담당 밑에 직원들도 없어 영향력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