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사업장은 3년 전에도 낙석으로 설비 일부가 파손되는 사고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응급 복구는 이뤄졌지만, 근본적인 사면 보강은 뒤따르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동일 지점의 위험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던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사업주 측은 사면 보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 부담을 토로한다. 산림 사면을 정비하려면 지질 조사와 설계, 산지·환경 관련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고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사업체 관계자는 “해빙기마다 불안을 느끼지만, 개인이 모든 절차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평군으로서는 사유지에 대한 직접 개입에 법적 제약이 있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원 등 공공시설은 예산을 투입해 즉각적인 보강이 가능하지만, 개인 소유지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원칙적으로 소유주가 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빙기에는 동결과 융해가 반복되면서 지반의 전단 강도가 약화되고, 암반 균열 사이로 스며든 수분이 쐐기 작용(Frost Wedging)을 일으켜 붕괴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특히, 과거 낙석 이력이 있는 사면은 반복 위험군으로 분류해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인명 피해 우려가 큰 구간에 대해서는 사유지 여부와 관계없이 정밀 안전진단을 시행하고, 민간 보강 공사에 대한 인허가 절차 간소화나 기술 자문 등 행정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가평은 산지가 많은 지역 특성상 해빙기 낙석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된 것은 다행이지만, 같은 지점에서 반복됐다는 점은 관리 체계의 보완 필요성을 보여준다. 가평군의 선제적 점검과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