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지난 1일 오후 2시,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 전광판에 '스노보드 국가대표 유승은'의 이름이 뜨자 1만여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2026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종목에서 한국 설상 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고교생 영웅'이 눈 위가 아닌 초록빛 그라운드 위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2026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종목에서 한국 설상 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유승은 선수가 용인FC 홈 게막전에서 매치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용인FC 제공용인FC의 창단 후 첫 홈 개막전이라는 역사적인 날, 매치볼 전달자로 초청된 유승은(성복고)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다운 당당하면서도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최근 올림픽과 동계전국체전을 쉼 없이 소화하며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지만, 그는 "내가 자란 고향 용인에서 프로축구단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한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유승은이 정중하게 심판진에게 공을 전달하자 경기장은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단순히 행사만 치르고 떠나는 여느 스타들과는 달랐다. 유승은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곧장 귀가하는 대신 관중석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평소 소문난 축구광인 그는 경기 내내 눈을 떼지 못했고, 홈팀의 득점 장면에서는 주변 관중들과 함께 벌떡 일어나 환호하며 영락없는 '열혈 용인 시민'의 면모를 보였다.
유승은 선수가 매치볼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용인FC 제공사실 유승은의 스포츠 재능은 일찍부터 남달랐다. 어린 시절 탁구 선수로 활동하며 전국대회를 제패했던 그는 스노보드로 전향해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대기록을 썼다. 종목은 바뀌었지만 스포츠를 향한 그의 순수한 열정은 여전했다. 유승은은 "일정이 허락하는 한 용인FC의 경기를 자주 보러 오고 싶다"며 고향 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 스노보드의 새 지평을 연 유승은.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이 10대 영웅의 시선은 이미 다음 도약을 향하고 있다. 용인의 아들이 쏘아 올린 희망의 매치볼은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에게 메달보다 더 값진 감동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