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팀의 1라운드 4경기 여정 현장에는 야구 유튜브 채널 '육튜브'를 운영하는 육청호 씨도 함께했다. KT WIZ 투수 육청명의 친형이자 KBO리그 OTT 중계 플랫폼 '티빙'에서 '팬덤중계' 패널로도 활약하는 그로부터 현장 분위기를 전해 들어봤다.
2024년 11월 대만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현장 역시 찾은 바 있는 육청호 씨이지만 "WBC는 달랐다"고 말한다. 그는 "확실히 대회 규모도 크고 관중의 열기가 다르다"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나서기 때문에 선수들의 수준은 말할 것도 없다.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 또한 더욱 진지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가 특히 놀란 것은 대만의 야구 열기였다. 하루 간격으로 열린 일본전과 대만전을 모두 경기장에서 지켜본 그는 일본 현장임에도 대만 팬들의 함성이 더 컸다고 한다.
"대만과의 경기는 마치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는 기분이었다. 정말 많은 팬들이 도쿄돔을 찾았고 압도적인 응원이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 선수들이 대만을 상대로 특히 부진했던 것이 대만 팬들의 압도적인 함성 때문일 수도 있다고 느꼈다. 그런 열정적인 팬들이 있기에 대만 야구가 최근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대만전 패배는 그 역시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육청호 씨는 "WBC와 같은 최정예 선수들이 나서는 무대에서는 한국이 한 수 위일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면서 "대만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정말 악착같았다. 한일전에 나서는 우리나라 선수들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그는 일본과 대만의 팬들이 야구 자체를 사랑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도쿄 거리에서 한국 대표팀 유니폼이나 KBO리그 구단 유니폼을 입고 있어 말을 걸면 대만 사람이거나 일본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물어보면 '한국 야구를 좋아한다'고 답했다"며 "한국 야구의 흥행과 영향력을 느끼면서도 다른 나라 팀을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실제 경기장에서도 대만 사람이 대만이 아닌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KBO리그가 1200만 관중을 달성한 시대, 육청호 씨는 대표팀 역시 위상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길거리 어디에나 자국 야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현수막 등을 볼 수 있고 대표팀 유니폼이나 굿즈를 살 수 있는 매장도 많다. 우리나라가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열기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 손흥민의 얼굴을 많이 볼 수 있듯 일본은 오타니가 자주 보인다"라며 "일본은 대표팀을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브랜드로 만들어 관리하고 평가전도 자주 가진다. 우리도 이런 모습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의 응원 열기는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다"고 했다.
경기 내적으로는 대회 개최지 도쿄돔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보통 야구 직관을 갔을 때 타구 소리나 방향을 보면 '홈런이다'라는 것이 짐작이 되는데 도쿄돔에서는 예상이 어렵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사실 체코전에서 문보경의 만루홈런도 넘어갈 줄 몰랐다"면서 "앞으로도 대표팀이 도쿄돔에서 경기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1라운드 관문을 통과한 대표팀은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떠났다. 9일 호주전 관전을 마치고 이튿날 귀국한 육 씨 역시 대표팀의 길을 따른다. 그는 "급하게 마이애미로 가려고 한다. 아무래도 이게 인생에서 마지막 일탈이지 않을까 싶다(웃음). 그동안 모은 뭉칫돈을 한 번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은 6월에 FIFA 월드컵에 갈 계획도 있었는데 마이애미를 가게 되면서 월드컵은 못 가게 됐다"며 웃었다.
야구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육청호 씨, 그는 향후 활동 분야를 넓히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었다.
"다양한 스포츠 현장을 전하려 한다. 나는 야구 외에도 다양한 종목을 좋아한다. 펜싱 선수로 활동을 했었고 체대를 졸업하기도 했다. 9월에는 아시안게임이 열리는데 펜싱 경기는 꼭 현장에서 챙겨 보고 영상으로 분위기를 전하고 싶다."
데뷔 첫해부터 KBO리그 1군에서 가능성을 보였던 그의 동생 육청명은 현재 자취를 감췄다. 2025년 8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하고 있다. 육청호 씨는 동생의 근황을 알리며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시간이 많아 개인 훈련도 하고 있다. 1년 넘게 남았지만 팀 복귀를 준비 중이다"라며 "호주전을 마치고 잠깐 통화를 했는데 본인도 경기를 인상 깊게 봤다더라. 4년 뒤 WBC에는 본인도 나가겠다는 목표도 이야기했다. 가족들도 응원을 하고 있고 나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