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고용노동부 사고조사 결과 발표)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을 규명 하기보다는 사고 원인 은폐와 책임 회피를 위한 '꼬리 자르기' 조사로 밖에 볼 수 없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이 지난 4일 대구 수성구 만촌역 출입구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항타기(천공기) 전도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사고 발생 이후 실시된 공사 현장 감독에서 안전난간 미설치 등 총 7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확인돼 지난 10일 관련자들이 입건됐다.
또한 노동청과 경찰 등은 천공기의 기계적 결함 가능성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장비 교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고 당시 사용된 천공기는 기존 21미터 장비를 약 24미터까지, 즉 3미터 가량 연장하는 방식으로 불법 개조해 장비를 사용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부 장비의 무게가 약 2톤가량 증가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러한 구조 변경은 장비의 중심을 크게 불안정하게 만들어 넘어질 위험을 급격히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안실련의 설명이다.
장비를 고정하는 핵심 안전장치인 안전핀이 제거된 상태에서 장비가 운용되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는데, 안실련은 "안전핀은 장비 전도와 붐 낙하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장치로, 이를 제거한 채 장비를 운용했다면 이는 명백한 중대한 안전관리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건설기계의 구조 변경이나 장비 개조는 국토교통부 또는 관련 기관의 승인 대상으로, 이러한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또한 반드시 확인돼야 하고, 만약 승인 없이 구조 변경이 이루어졌다면 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며 심각한 안전관리 문제라고 했다.
또한 이번 사고를 우리나라 건설기계 안전 규정의 구조적 미비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고 규정하며, 일본의 경우 항타 및 항발기의 전도 안정성에 대해 수치화된 법적 기준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규정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국토교통부, 항타·항발기에 대한 '이중 안전장치 의무화' 대책 발표
이에 대해 안실련은 "이는 사고 발생 이후의 사후 방지책에 불과하다"며, "정작 중요한 '항타기 전도 안정도 5도 기준' 도입은 빠져 있어 실효성이 부족한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항타 및 항발기는 수평하고 단단한 지면에서 전후·좌우 방향으로 5도까지 기울어져도 전도되지 않아야 한다는 안정성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고, 실제로 이 기준은 이미 3년 전 국토교통부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 검토를 지시해 기술 검토까지 완료됐다는 것.
성명에서 안실련은 결국 이번 사고는 현장의 안전관리 부실뿐 아니라 정부의 제도적 안전 관리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안전 사고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만약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번 사고는 단순한 장비 결함이 아니라 불법 개조와 안전관리 부실, 그리고 제도적 안전관리 미비가 초래한 예견된 인재라고 비판했다.
안실련은 "안전을 무시한 공사는 결국 시민의 생명과 도시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참사를 초래할 뿐"이라며, "이번 만촌역 항타기 전도 사고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