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안은 학원 운영자 등이 유아(만 3세~초등학교 취학 전)를 대상으로 모집이나 수준별 배정을 목적으로 한 시험·평가를 실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반하면 일정 기간 영업 정지나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학원에 등록한 이후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관찰·면담 방식의 ‘진단 행위’는 허용된다.
교육부는 “구술형 시험이라 하더라도 유아를 긴장시키고 심신 발달이나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경우 금지된 평가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의 진단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그동안 미취학 아동을 겨냥한 사교육 시장은 지나친 조기 경쟁을 부추기고 아동의 발달과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어유치원이나 유명 영어학원 입학을 위해 실시되는 선발 시험, 이른바 ‘4세·7세 고시’다. 일부 학원은 원생 선발 과정에서 유아에게 고난도 영어 문장 읽기나 회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영유아 대상 사교육 열풍에 제동을 걸기 위한 법적 규제가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법의 빈틈을 이용한 편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학원 업계 관계자는 “학원 등록 이후 관찰·면담 방식의 진단이 가능하다면 이를 통해 수준별 반 배정이 이뤄지는 등 우회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며 “읽기·쓰기 능력을 어떤 방식으로 확인하느냐에 따라 관찰·면담이 사실상 시험처럼 운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올해 2월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부 학원은 ‘시험’ 대신 ‘서류 제출’, ‘관찰 및 점검’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아동을 등급화해 반을 편성했다. 반 이름 역시 상·중·하위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어퍼반’, ‘어드밴스반’ 등으로 표시해 수준별로 구분하기도 했다.
외부 시험을 활용한 우회 방식도 거론된다. 사교육계에서는 자체 시험 대신 토플(TOEFL)·토익(TOEIC) 등 공인 영어시험 성적 제출을 요구하거나 인터뷰 등 다른 방식으로 평가를 대체하는 등 다양한 편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 시험은 10대 이하를 위한 시험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토플 프라이머리, 토플 주니어, 토익 브릿지 등이 있다.
편법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사교육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어유치원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는 이날 “7세 고시 금지법 있으면 뭐 하냐, 이미 8세 고시가 등장해 버렸다”, “시험을 못 보면 결국 영어 인터뷰를 할 텐데,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애들은 오히려 그 기회조차 없다”, “일부 학원은 특정 영어유치원 학생만 받는다고 한다” 등의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