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씨는 이날 검은 정장에 흰 와이셔츠, 흰색 마스크 차림으로 출석했다. 김 씨는 양옆에 구치소 교정직원 두 명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섰다.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항소이유를 설명하며 원심 판결에 사실 오인,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의 오류가 있다고 민중기 특검팀과 맞섰다. 특검팀은 “원심 형량이 너무 낮다”며 1심 때 구형량과 같은 징역 15년에 벌금 20억 원, 추징금 9억 4800여 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김 씨 변호인은 “전부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항소이유 말미에 “배우자(윤석열 전 대통령)가 얼마 전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고, 현재 다수의 형사재판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피고인 또한 여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두 사람 재판) 수가 총 10건이 넘는다. 더 나아가 향후 개시될 2차 특검 수사에도 성실히 협조해야 하는 처지다. 이와 같은 사정 아래 부부 중 한 명은 가정과 재판 운영에 필요한 비용 등에 대한 감당을 해야 한다”며 “부부가 동시에 장기간 신체의 자유를 제한받는 결과에 이르는 것이 과연 책임과 형벌의 균형이라는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고려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20~30명의 방청객이 자리해 재판을 지켜봤다. 이들 대다수가 ‘윤 어게인’ 지지자들로 보였다. ‘윤 어게인’이 적힌 빨간색 셔츠를 입은 30대 남성도 있었고, 군복 야상 점퍼에 영어로 ‘프레지던트 윤석열’을 적은 50대 여성도 자리에 앉아 있었다.
김 씨 측 변호인이 “피고인이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수분 섭취가 필요할 것 같은데 생수를 제공해 줄 수 있느냐”고 요청하자, 방청석에서 “세상에 물도 안 주냐”고 탄식이 나왔다.
공판이 끝나고 김건희 씨가 교정직원들 부축을 받으며 퇴정하자 방청객들은 “여사님 힘내세요” “멀쩡한 사람을 어떻게 이럴 수 있냐” “너무 억울해서 가슴이 아프다”고 외쳤다. 한 명은 일어서서 방청석 중앙으로 나와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렸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하는 이도 있었다.
재판부가 “뒤에 방청석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원활한 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가급적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법원 경위들도 방청석을 돌아다니며 소란을 제지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실제 이날 공판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심리분석 담당자가 증인으로 나와 신문이 진행됐다. 특검의 주신문과 김 씨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오갔다. 이후 특검은 ‘재주신문을 하겠느냐’는 재판부 물음에 “없다”고 답했다. 재판부 역시 판사들 간에 추가 신문할 내용이 있는지 논의하다 따로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첫 공판 외에 4월 8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항소심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앞서 재판부는 공판 준비기일에서 3월 27일을 예비 공판기일로 잡아놨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예비적으로 생각했던 27일 기일을 재판부가 보기에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어떠냐. 특검 측은 추가 공판기일이 필요하다고 보시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특검은 예비 공판기일은 추가로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건넸다. 대신 사건 관련자들의 증인신문 조서 및 판결문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기로 했다.
결심공판에는 추가 증거 조사와 김건희 씨 신문, 특검의 구형 및 김 씨의 최후진술 등이 진행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이어 4월 28일 항소심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