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은 당내 경선에서 현역 광역단체장이 모두 살아났다. 반면, 민주당에선 현역들이 고배를 마셨다. 이에 따라 많은 지역에서 ‘국민의힘 현역’과 ‘민주당 신인’ 구도가 만들어졌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격돌한다. 오 후보는 현역 서울시장으로 최초의 5선 지자체장에 도전한다. 성동구청장이었던 정 후보는 2025년 12월 이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올린 칭찬글로 단숨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떠올랐다.
오 후보와 함께 2021년 보궐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당선된 박형준 후보는 3선에 도전한다. 앞서 두 번의 선거에서 각각 역대 부산시장 최고 득표수, 최고 득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민주당에서는 보수세가 강한 부산 북갑에서 3선 고지에 오른 전재수 후보가 나섰다. 전 후보는 이재명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해양수산부와 HMM 부산 이전을 성공시켰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 충북지사인 김영환 후보는 당 공관위의 컷오프,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본경선 승리 등 우여곡절 끝에 재선 도전 기회를 얻었다. 김 후보가 처음 컷오프된 배경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대응 비판, 돈봉투 수수 의혹 등으로 지역 여론이 좋지 않았다는 게 반영됐다고 한다. 민주당에서는 신용한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신 후보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친명계’로, ‘친문’ 노영민 전 비서실장을 경선에서 꺾었다.
강원지사 자리를 두고는 김진태 현 지사가 국민의힘 후보로, 민주당 후보는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나서며 중진 정치인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충남은 민주당에서 박수현 의원이 공천을 받아, 현 지사인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에 도전한다. 다만 김 후보의 경우 당의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 공천 문제 관련해 거듭 반대 입장을 밝히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세종에서는 현 시장인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의 조상호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이, 경북은 국민의힘 이철우 현 지사와 민주당 오중기 포항북구 지역위원장이 ‘현역과 신인’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제주지사 역시 오영훈 현 지사가 광역단체장 하위 20% 평가에 따른 20% 감점을 받으며 경선에서 탈락, 위성곤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뽑혔다. 국민의힘은 고심 끝에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단수 공천했다.
경기도에서도 김동연 현 지사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했다. 추미애 의원이 김동연 지사, 한준호 의원과의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하며 결선 없이 민주당 후보로 낙점됐다. 국민의힘에서는 후보 추가모집을 거듭하며 이성배 전 아나운서까지 내세웠지만, 결국 처음 후보 등록을 한 양향자 최고위원이 경선에서 승리하며 후보로 결정됐다. 두 후보 중 누구든 경기지사에 당선되면 ‘역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개혁신당에서는 조응천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경남지사 선거에는 국민의힘 박완수 현 지사와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대결을 펼친다. 두 후보 대결은 처음이다. 김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처음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하지만 ‘드루킹 여론조사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 받아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그 공석을 박완수 후보가 차지했다.
여야 대진표가 완성됐지만 ‘무소속 출마’ 변수가 남은 곳이 있다. 울산시장 자리를 두고 후보가 난립해 최대 6파전이 펼쳐질 수 있다. 현직 시장인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와 김상욱 민주당 후보뿐만 아니라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 조국혁신당 황명필 후보도 출마를 했다. 여기에 더해 박맹우 후보도 국민의힘의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박 후보는 2002~2014년까지 울산시장 3선을 지내, 이번이 4선 도전이다. 또한 2022년 지방선거 때도 당의 경선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선거 막판 김두겸 후보를 지지하며 후보에서 사퇴한 바 있다.
전북지사 선거는 국민의힘에서 양정무 후보와 진보당 백승재 후보가 나왔지만, 민주당에서 공천 받은 이원택 후보가 무난히 당선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대리기사비 현금 지급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현 지사가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5월 4~6일 사흘간 무선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를 보면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가 67%를 보였다. 부정평가는 23%였다.
‘정당지지도’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6%와 18%를 기록, 두 정당 격차는 28%포인트(p)로 벌어졌다. ‘지방선거 성격’의 경우 ‘안정 위해 여당에 힘 실어줘야 한다’가 54%, ‘견제 위해 야당에 힘 실어줘야 한다’는 32%를 나타냈다.
각 지역별로 진행된 ‘광역단체장 여야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대부분 민주당 후보들이 앞서나가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맞붙는 ‘보수의 심장’ 대구시장 선거도 접전 양상이다. 입소스가 SBS 의뢰로 5월 1~3일 사흘간 만 18세 이상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의 ‘대구시장 후보 지지도’에서 김 후보 41%, 추 후보 36%로 오차범위 내지만 김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각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24년 총선에서도 부산지역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앞서는 결과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전국이 민주당 압승 분위기로 흘러가자 부산 보수 지지층이 결집, 막상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자 부산 18개 지역에서 민주당은 전재수 후보 혼자 당선되고 17개 지역을 국민의힘에 모두 내줬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것과 실제 투표장에 나가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영남 시민들은 현재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을 답답해하는 것이지, 민주당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이런 사람들은 막상 투표소에 들어가서는 국민의힘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이번 지선에서 전국적 판세가 민주당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면, TK PK에서 보수가 위기감에 더 결집할 수도 있다.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