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아시아쿼터,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의 선택은 '경력자' 투수 웰스였다. 호주 출신의 웰스는 지난 시즌 키움 히어로즈에서 기존 외국인 선수의 부상 대체 선수로 KBO 무대를 밟은 경험이 있다. 호주 리그에서는 MVP를 수상하는 등 최상급으로 평가받던 자원이다.
웰스는 시즌 전 예상보다 활용 비중이 높아졌다. 염경엽 감독은 그를 좌완 불펜 자원으로 기용할 뜻을 밝힌 바 있었다. 하지만 현재 선발 한 자리를 맡아야 할 손주영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자 웰스는 선발로 낙점됐다. 정규리그 첫 등판에서 웰스는 승리투수가 됐고 두 번째 등판에서는 승패 없이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 10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70으로 높은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왕옌청, 굴러 들어온 복덩이
한화 이글스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대만 출신 투수 왕옌청을 영입했다. 역대 사례를 통틀어서도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왕웨이중 이후 KBO리그에서 뛰는 두 번째 대만 선수였다. 또한 아시아쿼터 10인 중 가장 저렴한 몸값(1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선수다.
이전까지 일본프로야구(NPB) 2군에서만 활약했던 그는 첫 1군 무대에서 선발 로테이션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거둔 한화는 이번 시즌에 앞서 마운드보다 공격력 강화에 힘썼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왕옌청은 정규리그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챙기며 한화의 '복덩이'로 불린다. 첫 승을 거둔 이후 현장을 찾은 자신의 할머니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2012년에 프로에 입문, 장기간 활약을 이어간 베테랑 타케다는 SSG 랜더스와 계약을 맺었다. 당초 아시아쿼터 제도는 비교적 저렴한 선수 몸값에 불펜 투수 운용에 도움이 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SSG는 타케다를 선발로 낙점했다. 리그 최강으로 불리는 불펜과는 달리 선발 로테이션에는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대를 받던 타케다는 시즌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SG가 지난 7일까지 9경기를 치르는 동안 2패만을 기록했는데, 2패 경기 모두 타케다가 선발로 출전한 경기였다. 2경기 기록은 7.2이닝 13피안타 5볼넷 9실점이다. 평균자책점은 10.57을 기록 중이다. 김광현이라는 확실한 선발 자원을 부상으로 잃은 SSG로선 타케다의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합격점은 아직, 삼성 미야지
삼성 라이온즈의 첫 아시아쿼터 미야지는 불펜 활약을 기대하며 영입된 자원이다. 박진만 감독은 마무리 경쟁, 또는 8회 셋업맨을 언급할 정도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대 150km/h 후반대 구속을 자랑하는 강속구 투수로 알려져 있었다.
미야지는 현재까지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개막 이후 4경기에 등판, 3.2이닝 2삼진 3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강점으로 꼽히던 구속이 점차 오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을 늘리며 적응 기간을 거친다면 불펜 핵심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최단신 투수의 반전, 토다
NC 다이노스가 토다(일본) 영입을 발표한 당시 그의 신장이 화제를 모았다. 토다는 키 170cm의 단신으로 2000년 이후 KBO리그 역대 최단신 투수로 기록된 것이다. 투수는 장신화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는 포지션이다. 토다의 작은 체구는 분명 장점으로 작용하기 어려운 요소다. 일본에서 독립리그를 거쳐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으나 결국 자리를 잡지 못하고 2025시즌 방출된 바 있다.
뚜껑을 연 2026 KBO리그, 토다는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투수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2경기 1승 1패를 기록했으나 패전을 안은 경기는 타선의 도움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승리한 경기보다 더 긴 이닝(6이닝)을 소화했고 제구력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활약을 더 기대케 만드는 투구였다.

대부분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아 NPB 유니폼을 입었던 다른 팀 아시아쿼터 자원과 달리 KT WIZ 투수 스기모토는 일본 독립리그에서만 커리어를 이어왔던 자원이다. 그럼에도 KT가 거는 기대는 적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5경기 5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며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반면 정규리그에서는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들쭉날쭉한 경기 내용을 보이며 6경기 1홀드 5이닝 7실점으로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 중이다. 아직까지는 필승조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쿄야마, 입스 탈피가 관건
롯데 자이언츠에 영입된 쿄야마는 요코하마 유니폼을 입고 장기간 NPB 1군 무대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던 자원이다. 하지만 입스에 걸리며 부진에 빠졌고 불펜 투수로 전환해 부활하는 듯했다. 하지만 다시 입스가 재발하는 모습을 보이며 팀에서 방출됐고 한국행을 결정하게 됐다.
롯데는 입스 문제만 해결된다면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결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김태형 감독은 '공 자체는 좋다'며 긍정 평가를 남겼고 꾸준히 불펜으로 등판을 시키고 있다. 쿄야마는 개막 이후 6경기에서 6.2이닝을 소화, 6실점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 중이다.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평이 있는 반면 볼넷 6개를 기록, 제구 문제가 여전히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데일, 리그 유일 아시아쿼터 야수
KIA 타이거즈 아시아쿼터 자원 데일(호주)은 특별한 포지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9개 구단이 전부 투수를 택한 것과 달리 KIA는 아시아쿼터를 내야수로 활용하기로 결정한 덕분이다.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주전 유격수 박찬호를 FA로 잃었고 데일로 그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시즌에 앞서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의 맞대결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라운드 진출을 두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이다. 당시 그는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준수한 경기력을 보이는 듯했으나 결정적인 송구 실책으로 한국의 2라운드 진출에 일조했다. 대다수의 팬들이 환호를 질렀으나 KIA팬들만큼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시범경기에서는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31타수 4안타로 타율 0.129에 그치며 정규리그 개막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내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다. 개막전 이후 9경기에 출전해 34타수 11안타, 타율 0.324로 팀 내에서도 수준급 타격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타무라, 기대치는 필승조, 실전 활약은 글쎄
NPB에서 9시즌간 15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하며 베테랑 반열에 오른 타무라(일본)는 두산 베어스의 선택을 받았다. 장기간 불펜 투수로 활약한 만큼 두산은 그가 필승조의 일원으로 활약해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활약은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범경기 5경기 중 첫 경기를 제외하면 안타와 볼넷조차 내주지 않으며 호투를 펼친 것과 다르게 정규리그가 시작되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4경기에 출전해 4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10개를 내주며 8실점을 기록했다. 그사이 평균자책점은 18.00까지 치솟았다. 당분간은 필승조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유토, 데뷔전은 좌절했지만
키움 히어로즈는 NPB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하던 유토(일본)에게 자신들의 유니폼을 입혔다. 가용 자원이 부족한 키움이기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유토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됐다.
실전에서 유토는 먼저 불펜으로 활용되고 있다. KBO리그 정규리그 데뷔전에서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한화와의 맞대결에서 연장전에 등판,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기 패배의 중심에 선 것이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시에 패전 투수가 됐다.
이후로는 4경기에서 1실점만을 내주며 안정감을 찾고 있다. 홀드 2개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데뷔전 난조로 40점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도 9.82로 낮아졌다.
KBO리그에 등장한 낯선 이름들은 저마다 존재감을 발휘하며 리그를 지켜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제도 아시아쿼터는 각 팀의 '히든 카드'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들의 활용도에 따라 팀의 성적도 엇갈릴 전망이다. 시즌이 막을 내릴 시점, 각 팀의 아시아쿼터 활용도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2026시즌 KBO리그 아시아쿼터 선수 10인
| 이름 | 소속 | 국적 | 포지션 | 투타 | 계약규모 | 시즌성적 |
| 웰스 | LG | 호주 | 투수 | 좌투좌타 | 20만 달러 | 2경기 1승 0패, ERA 2.70 |
| 왕옌청 | 한화 | 대만 | 투수 | 좌투좌타 | 10만 달러 | 2경기 2승 0패 ERA 2.31 |
| 타케다 | SSG | 일본 | 투수 | 우투우타 | 20만 달러 | 2경기 0승 2패 ERA 10.57 |
| 미야지 | 삼성 | 일본 | 투수 | 우투우타 | 18만 달러 | 4경기 0승 0패 ERA 7.36 |
| 토다 | NC | 일본 | 투수 | 우투우타 | 13만 달러 | 2경기 1승 1패 ERA 3.27 |
| 스기모토 | KT | 일본 | 투수 | 우투우타 | 12만 달러 | 6경기 1홀드 ERA 9.00 |
| 쿄야마 | 롯데 | 일본 | 투수 | 우투우타 | 15만 달러 | 6경기 1패 1홀드 ERA 6.75 |
| 데일 | KIA | 호주 | 내야수 | 우투우타 | 15만 달러 | 9경기 11안타 타율 0.324 |
| 타무라 | 두산 | 일본 | 투수 | 우투좌타 | 20만 달러 | 4경기 1승 1패 ERA 18.00 |
| 유토 | 키움 | 일본 | 투수 | 우투좌타 | 13만 달러 | 5경기 1패 2홀드 ERA 9.82 |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