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영연맹이 올림픽 성적에 따른 포상금을 해당 선수에게 지급하지 않고 아예 다른 곳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수영연맹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이날 총회에서 서정일 전북수영연맹 회장이자 대한수영연맹 감사는 2012년도 정기자체감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런던올림픽 포상금 미지급 건을 언급했다.
▲ '런닝맨'에 출연한 박태환. SBS 방송화면 캡쳐 |
특히 '마린보이' 박태환에게 지급됐어야 할 5000만 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런던올림픽 성적에 따른 수영연맹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남자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이 유일했다.
대한수영연맹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금 1억 원, 은 5000만 원, 동 3000만 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단, 국제대회 포상금의 경우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면서 메달을 땄을 때만 100%를 지급하고 신기록 없이 입상만 하면 50%의 액수만 지급한다.
따라서 박태환이 런던올림픽에서 신기록은 세우지 못했지만 은메달 두 개를 딴 만큼 그에게 지급해야 할 포상금은 5000만 원이다. 하지만 이 포상금은 해가 바뀌는 동안에도 박태환에게 지급되지 않았다.
특히 연맹은 박태환 측에 통보하지도 않고 이 돈을 다이빙 유망주의 해외 전지훈련 비용으로 사용하기로 이미 이사회 의결까지 마친 상태다.
체육계 주변에서는 연맹의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박태환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박태환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당시 자신의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치고 먼저 귀국하려다가 선수단 방침 때문에 귀국을 미루며 연맹 측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또한 런던올림픽 직후 열린 전국 마스터스수영대회 개회식 때 연맹 측은 '박태환이 참가자들 앞에서 시범을 보인다'고 발표했지만 박태환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참가하지 않아 연맹 측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든 이미 대회 전부터 지급하기로 약속한 포상금을 선수에게 지급하지 않고, 아무런 통보도 없이 다른 용도에 사용하기로 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비난이 들끊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