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지난 2020년 따낸 태국 물류센터 공사 사업이 구조물 붕괴로 인한 대규모 손해 배상 소송으로 돌아오면서 두산그룹은 DLS에 대한 미련을 접게 됐다. 설립 당시의 현금 출자와 M&A 비용, 누적 적자 등을 감안하면 1300억 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DLS를 클로봇에 684억 원에 매각하기는 했지만, 태국 소송비용을 두산그룹이 책임지기로 한 만큼 유입 금액은 30억 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클로봇 입장에서는 두산그룹이 손절한 DLS를 비교적 저렴하게 인수한 것은 맞지만, DLS가 흑자 구조를 구축한 것은 아니어서 회사 측이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가 미진하다면 클로봇 본체에 미치는 악영향도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클로봇과 DLS는 내년부터 곧바로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인데, 만약 계획이 어그러진다면 다시 한번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로봇·DLS 연합이 상대해야 하는 경쟁사가 이미 꽤 성과를 내고 있는 삼성SDS, LG CNS 등 대기업인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기종 로봇, 종합 관리 가능하다는 것이 클로봇 강점
클로봇은 자사 주력 기술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카멜레온(CHAMELEON)’ 등 솔루션 분야라고 설명하지만, 당장 매출이 발생하는 분야는 로봇 서비스, 그리고 안내로봇·청소로봇 등 하드웨어 판매 쪽이다. 즉 당장은 로봇 서비스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며, 가장 기대해 볼 만한 영역이 로봇관제시스템(RCS)이다.
RCS는 여러 대의 로봇을 동시에 관리하면서 작업을 배분하고 이동 경로와 교통을 제어하며, 로봇의 위치·배터리·이상 여부 등을 통합 관리하는 역할을 말한다. 특히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클로봇은 자체 통신 규격인 CRCS를 활용하고, 기존 로봇이 이를 지원하지 않을 경우 어댑터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기종 로봇을 통합하고 있다. 클로봇은 RCS 기술을 DLS와 접목하면, 물류 부문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실 이런 물류 사업부문은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다. DLS는 지난해 매출 약 658억 원에 영업이익 11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1%대에 머물렀다. 물류자동화 SI 사업은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수록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지만, 설비와 외주비 등 원가 부담이 크고 프로젝트별 수익성 편차가 크다는 점이 단점이다. 삼성SDS조차 2025년 물류부문 매출이 7조 3864억 원, 영업이익이 1300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1.76%에 그쳤다.
다만 클로봇은 특정 로봇 제조사나 대기업 그룹의 생태계에 종속돼 있지 않다는 점이 강점이다. 미래의 물류센터나 공장에는 자율이동로봇(AMR)·무인운반차(AGV)·무인지게차·로봇팔 등 여러 종류의 로봇이 동시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상황이 될 것을 가정하면 클로봇 시스템이 대기업 계열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클로봇은 기관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 등에서 안내·배송·순찰·청소·물류·제조 등 다양한 현장에서 이기종 로봇을 운영해 온 경험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회사 측에 따르면 DLS는 이미 2년 치 일감을 쌓아놓고 있으며 내년 1000억 원, 내후년 1500억 원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만약 회사 측 기대대로 1500억 원 매출에 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면, 수십억 원 흑자인 만큼 의미 있는 수준의 이익을 내는 셈이 된다. 클로봇과 DLS가 그 정도의 성과를 낸다면, 지속적으로 물류시장 내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빠른 흑자 전환’ 불가능하면 재무 불안 커질 듯
문제는 클로봇의 예상과 달리 흑자 전환 시점이 늦어지거나, DLS의 정상화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해질 경우다. 앞서 클로봇은 308억 원을 DLS에 추가 출자해 창고관리시스템(WMS)·창고제어시스템(WCS) 등 솔루션 고도화와 인력 확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로봇은 최근 3년간 224억 원, 67억 원, 2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48억 원 적자를 냈다. DLS마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재무 부담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클로봇은 지난 6월 유상증자 당시, 처음에는 2000억 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조달 금액이 1132억 원에 그쳤다.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로 인해 주식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규모 유증을 실시하자,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져 유증 가격이 3만 6400원에서 2만 600원으로 하락한 것이다. 조달 금액이 계획보다 870억 원 부족했기에 내년 중 또다시 자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핵심은 DLS가 얼마나 빠르게 자체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느냐가 된다. DLS가 예상대로 매출을 빠르게 늘리고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한다면 추가적인 외부 자금조달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매출은 증가하지만 영업이익률이 계속 1~2% 수준에 머물거나, 프로젝트 원가 상승과 운전자금 부담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좋지 않다면 상황은 악화한다.
물류자동화 SI 사업은 수주가 늘어날수록 외형은 빠르게 커질 수 있지만,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인건비와 장비·외주비 등이 먼저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매출 증가가 곧바로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이 같은 우려 요인 때문에 클로봇을 들여다보는 증권사 연구원들조차 아직은 긍정적으로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DLS의 실적이 개선되는지 여부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월 현재 단 하나의 증권사도 클로봇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다. 실적 전망치를 내놓는 곳도 없다.
DLS 기존 직원들도 착잡하다는 반응을 내비친다. 클로봇 피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두산그룹 계열사 직원으로서 누리던 복리후생 등을 내려놓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클로봇은 기술개발(R&D) 인력이 많음에도, 평균연봉(잡코리아 기준)은 DLS가 6169만 원으로 클로봇(5266만 원)보다 많다. 초봉 또한 DLS는 4300만 원, 클로봇은 3800만 원이다.
DLS 한 직원은 “다른 대기업에 인수됐다면 위로금 등을 요구할 수 있을 텐데, 지금 상황은 그럴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면서 “클로봇 인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전반적으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중요하지만, 인수 이후 사업을 성장시키면서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경쟁력과 체계를 갖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특정 장비나 로봇에 종속되지 않고 고객에게 적합한 자동화 설비와 로봇을 선택·통합하는 역량을 축적해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사업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사 구성원은 성장을 함께 이끌어갈 핵심 자산”이라면서 “구체적인 인사·보상 및 복리후생 제도는 통합 과정에서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다. 구성원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조직의 안정적인 통합과 핵심 인력 유지에 중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민영훈 언론인 journalist@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