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이 커진 건 지난 8월이었다. 호리가 출연한 유튜브 대담 영상이 일본 소셜미디어(SNS)에 확산되면서 “정말 하루 30분만 자는 게 맞느냐” “실제로는 더 오래 자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잇따랐다. 이에 호리는 자신의 생활을 생중계하며 의혹에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9월 9일 오후 8시께부터 일주일간 24시간 라이브 방송에 나선 것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일본 매체 ‘동양경제온라인’에 따르면 방송의 최대 동시 접속자는 12만 명에 달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두피 마사지를 받던 호리가 약 27분간 눈을 감은 채 코를 고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깨어난 그는 “마이크로슬립이 10번 정도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방송은 ‘잠을 전혀 자지 않는 챌린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마이크로슬립은 자신도 모르게 수 초간 잠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방송 닷새째인 9월 14일, 호리는 “남은 기간 동안 짧은 낮잠을 자겠다”고 밝혔다. 돌연 낮잠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하자 온라인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낮잠도 결국 잠 아니냐”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의사 다카스 미키야도 이에 대해 “30분 수면 기획은 실패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급기야 방송사고까지 터졌다. 이튿날인 15일 새벽, 목욕 중 신체 일부가 카메라에 노출되면서 송출이 중단됐다. 해당 장면 역시 순식간에 SNS로 퍼졌다. ‘하루 30분 수면’을 검증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방송은 어느새 ‘오늘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를 지켜보는 인터넷 구경거리로 변한 셈이다. 논란이 거듭될수록 세간의 관심은 커졌다. 호리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0만 명 미만에서 약 26만 명까지 급증했다.

17년간 하루 30분 수면을 이어왔다던 기존 주장과는 사뭇 결이 다른 글이었다. 온라인에서는 곧바로 날 선 반응이 쏟아졌다. “마치 처음 30분 수면을 해본 사람의 후기 같다”는 의견부터 “하루 30분만 자며 살아왔고 수면시간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고 해놓고, 결국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얘기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여기에 호리의 X 프로필 변화도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내걸었던 ‘쇼트 슬리퍼’라는 표현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대신 ‘수면시간은 자유’라는 문구가 등장한 것이다. 바뀐 프로필을 두고도 “지금까지 30분 수면으로 홍보해 놓고 이건 또 뭐냐”는 반응이 나왔다.

평론가 라리 도다는 “단순히 웃고 끝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개인이 자신의 책임 아래 극단적인 수면 방식을 유지하는 것과, 이를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해 돈을 받고 가르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선천적으로 남들보다 적은 수면으로도 충분함을 느끼는 ‘내추럴 쇼트 슬리퍼’는 실제 학계에도 보고돼 있다. 대체로 하루 4~6시간 정도의 수면으로도 충분함을 느끼는 사람들로,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유전자 변이와 자연적으로 짧은 수면 사이의 연관성이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가 일반인도 훈련을 통해 수면시간을 하루 30분까지 줄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의료법인 ‘인테그레스’의 이사장 이세로 데쓰야는 호리 관련 기사에 “유전적으로 짧은 수면만으로 충분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며 “훈련을 통해 후천적으로 쇼트 슬리퍼가 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지나치게 짧은 수면은 고혈압과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 증가와 관련돼 있다”고도 설명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기무라 고노미도 “호리가 실제로 얼마나 잤는지는 이번 방송만으로 알 수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설령 본인에게 맞는 방법이었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역시 개인차를 고려하더라도 성인은 하루 6시간 이상을 기준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169시간에 걸친 생방송은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그러나 호리의 ‘30분 수면’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