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대규모 온라인 게임 작업장.
“작업장 아르바이트 구합니다”, “작업장 창업 어떻게 하나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작업장’을 검색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이다. 작업장과 관련해 개설된 인터넷 카페도 여러 가지. 작업장을 운영했던 업자 A 씨는 “작업장은 2000년대 초반 온라인 게임의 이용자가 많아지고 아이템 실거래가 활발해질 때부터 만들어졌다. 특히 <리니지>라는 온라인 게임 작업장이 인기였는데, 당시에는 단속도 심하지 않아 정말 떼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었다”라고 밝혔다.
온라인 게임이 점차 다양해짐에 따라 작업장의 규모가 커지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작업장도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몇몇 작업장은 가출 청소년, 병역법 위반 수배자, 불법 체류자 등을 무분별하게 고용해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A 씨는 “숙식을 해결해주고 게임을 마음껏 시켜준다는 것에 혹한 청소년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현재는 단속이 심해 미성년자는 잘 고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자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대구에서 작업장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B 씨(29)와 접촉할 수 있었다. B 씨는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씩 게임만 했다. 처음에 갔을 때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라고 전했다.
온라인 게임 마니아였던 B 씨는 게임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일로 작업장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고 한다. 인터넷 공고를 통해 지원을 하고 작업장이 위치한 한 건물의 반 지하방으로 들어가는 순간, B 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약 20대의 컴퓨터가 설치된 거실에서 10명 남짓의 아르바이트생들이 모니터 화면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던 것. B 씨는 “담배연기가 자욱해 불쾌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숙소라고 불리는 옆방에서는 야간조라 불리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잠을 자고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작업장의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
그렇다면 작업장의 매출 규모는 얼마 정도 될까. 업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소규모 작업장은 한 달 평균 500만~800만 원, 대규모 사업장은 한 달 평균 2500만 원에서 5000만 원대의 매출을 올린다고 전해진다. 소규모와 대규모의 기준은 컴퓨터의 개수 차이다. 적으면 수십 대에서 많으면 수백 대까지 컴퓨터를 운영하는 것.
A 씨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 아이템 ‘진명황의 집행검’의 경우 시세가 2500만 원 정도 된다. 그런데 여기에 아이템 업그레이드까지 하면 시세는 1억 2000만 원까지 올라간다. 이밖에 게임머니나 비싼 아이템 거래가 모두 작업장의 수익원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작업장은 엄연한 불법이다. 정부가 2012년부터 ‘6개월 동안 1200만 원 이상의 기업형 아이템 거래는 불법’으로 규정한 것. 때문에 지난 2012년 4월에는 1년 8개월 동안 3억여 원에 매출을 올린 불법 대규모 작업장 업주가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단속이 심해진 탓에 최근에는 중국으로 작업장을 이전하거나, 음지로 숨는 작업장이 많은 추세라고 한다. 부산에서 작업장을 운영했다는 한 업자는 “연변 지역 작업장에서 일하는 조선족들이 수두룩하다. 인건비와 전기비가 싸서 그쪽으로 이전하는 작업장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