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에 시달리는 무하마드 알리가 네 번째 아내 로니에게 학대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끈다.
이런 주장을 한 사람은 알리의 동생인 라흐만 알리(69)다. 지난달 영국 <가디언>을 통해 알리의 병세가 악화됐고, 때문에 이제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했던 그가 이번에는 <내셔널 인콰이어러>에 “형이 집에서 노인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198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던 알리는 현재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으며, 말도 못하는 데다 혼자서는 아무 일도 못할 정도로 쇠약해진 상태다. 이런 알리를 곁에서 보살피고 있는 사람은 그의 네 번째 아내인 로니다.
하지만 로니가 알리를 학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라흐만은 “형수와 형수의 가족들이 형을 말려 죽이고 있다. 형수는 악마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형은 집안에 갇힌 죄수와 다를 바 없다. 형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모든 결정권은 형수의 손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날이 갈수록 처참해 보이는 알리의 모습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마지막으로 형을 봤을 때 처참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는 라흐만은 “당시 형에게 상태가 좀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그때 형의 눈빛을 보고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형은 그저 깊게 한숨만 쉬었다. 너무 측은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형수는 형에게 막말을 퍼붓고 밥도 제대로 주지 않는다. 형은 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입술을 보면 알 수 있었다”면서 “알리가 이렇게 비참한 말로를 보내고 있는 것은 비단 파킨슨병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알리의 처가와 친가 사이에 재산다툼을 벌어질 조짐이 보인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알리의 아들인 무하마드 주니어 역시 이상하게도 아버지와 연락이 차단된 상태다. 몇 번이나 아버지에게 연락을 취해봤지만 매번 로니에 의해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흐만의 주장을 곧이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어쩌면 알리의 죽음이 다가오면서 가족들 간에 본격적으로 재산 다툼이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때 알리의 부와 명예를 나눠 가졌던 라흐만은 현재 빈털터리가 된 신세. 그는 “형이 경제권을 갖고 있었다면 나는 지금처럼 살고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쉬움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