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경찰 조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박시후와 후배 연기자 K, 그리고 고소인 A 양 등 세 명에 대해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 13일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대실심문 조사를 연이어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부경찰서는 수사를 정리할 전망이다. 과연 검찰 송치 과정에서 경찰이 어떤 수사 결과를 발표할 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는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진 못한다. 그럼에도 경찰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활용한 까닭은 세 명의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이 거듭 상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거듭 상반된 주장을 펼치던 사건 당사자들이 먼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원했다고 한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거짓말탐지기 조사가 끝나자 서울 서부경찰서로 자리를 옮겨 대질심문을 벌였다. 거짓말탐지기 조사 시간이 5~7시간가량, 그리고 대질심문도 8시간가량 진행돼 박시후 등 사건 당사자들은 하루 동안 13~15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
서부경찰서 서준옥 계장은 “대질심문에서는 세 명 모두 상반된 진술을 주장하기보다는 일관된 진술로 임했다“며 ”우리는 이들의 진술을 통해 신중한 판단과 처리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사건 당사자들은 거짓말탐지기와 대실심문 과정에서도 변함없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는 것.
이제 경찰은 거짓말탐지기와 대실심문 과정에서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 결과를 정리할 예정이다. 수사 초기 A양 고소인 조사와 박시후와 K의 피고소인 조사를 실시한 경찰은 관련 증거 확보 수집 등의 수사 기간을 거쳤다. 그리고 수사 마지막 과정으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와 대실심문의 단계를 거친 것. 그 동안 수집된 증거와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그리고 대질심문 내용 등을 토대로 경찰의 수사 결과라 발표될 예정이다.
거짓말 탐지기 결과가 일주일 정도 후에 나올 예정이므로 경찰 수사 역시 3월을 넘기지 않고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수사의 핵심이 A양의 박시후와 K에 대한 성폭행 고소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박시후 측의 맞고소, 그리고 전 대표 C와의 맞고소, 그리고 박시후의 A양 지인 B양에 대한 고소 등도 연이어 수사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박시후 측에서는 카카오톡 전문, A양의 지인 B양의 박시후에 대한 사과 의사 표명, 2년 전 A양과 비슷한 사안에 얽혔다는 남성의 등장 등을 바탕으로 경찰의 ‘불기소 의견 검찰 송치’를 기대하고 있다. 기소 여부는 검찰이 판단하지만 수사를 담당한 경찰이 불기소 의견을 낸다는 것은 곧 경찰 수사에서 피고소인의 무혐의가 입증됐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오히려 A양이 박시후 측이 제기한 무고와 명예훼손 등의 고소 사건이 더 큰 관심을 받게 된다.
반면 A양 측 역시 일관되게 박시후의 성폭행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A양 측은 경찰의 ‘기소 의견 검찰 송치’를 기대하고 있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박시후의 K의 혐의를 입증했을 경우 ‘구속 기소 의견’을 낼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무고와 명예훼손 등 박시후 측이 제기한 소송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다.
사실상 경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그 동안 이어지던 양측의 폭로전도 잠잠해질 전망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사건 수사 방향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릴 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등장할 경우 폭로전이 재개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박시후 성폭행 피소 사건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뒤 3월 말을 즈음해 경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다시 세간에 화제가 될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