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들의 수려한 외모가 되레 드라마 몰입을 방해하는 한 편의 CF 같은 드라마가 있다. 일본 원작의 탄탄한 줄거리에 노희경 작가의 필력이 더해진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겨울’>는 이제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시청자들은 11회째 방영된 16부작 드라마를 보며 벌써부터 해피엔딩일지 새드엔딩일지 가슴을 졸이고 있다.
SBS 드라마 <그겨울 바람이 분다>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일본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
다시 ‘그겨울’로 돌아오면 노희경 작가가 바꾼 드라마의 배경과 제목이 눈에 띈다. 원작은 바닷가의 여름이 배경이었다면 노 작가는 그 공간을 겨울로 설정했다. 원작의 제목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역설적이게도 사랑이 가장 필요한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오수와 오영이 만난 ‘그 겨울’에 부는 바람 역시 살을 에는 듯한 비극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아니면 겨울의 심장처럼 얼어버린 두 사람을 녹이는 봄바람일 수도 있다.
‘그겨울’이 보여줄 바람은 이제 5회가 남았다. 조인성과 송혜교는 겉과 속이 다른 미묘한 심리와 변화의 과정을 성숙한 연기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둘의 모습을 클로즈업한 장면은 섬세한 심리연기를 보여주지만, 한편으론 화장품 CF 장면을 캡처한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랄까. 앞으로 5회분, 두 주인공이 빛나는 외모보다 더 빛나는 연기력으로 마지막 엔딩을 어떻게 그려낼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