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회에서 난투극이 벌어진 모습.
이런 몸싸움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꼴불견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몸싸움 국회’로 악명을 떨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에는 공공기관에서의 러시아어 사용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립한 끝에 피투성이 싸움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의원들은 서로 뒤엉켜 주먹질을 해댔으며, 한 의원은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걸핏하면 의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0년에도 의회에서 난투극이 벌어져 최소 여섯 명이 병원에 실려 가는 난장판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정치인들이 이렇게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는 행동에 대해 색다른 해석을 내놓은 과학자들이 있어 화제다. 정치인들이 이렇게 주먹을 사용하는 행동이 사실은 자연스러운 진화의 결과라는 것이다. 미 솔트레이크시티의 생물학자들은 “사람의 앞발, 즉 손은 본디 연필을 쥐도록 발달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주먹질하는 ‘복서’처럼 진화했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주먹을 쥐고 상대의 얼굴을 때리는 것은 영장류들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만이 터득한 기술이다. 침팬지나 고릴라와 같은 영장류들은 주먹을 쥐지 못한다. 이렇게 주먹을 쥐고 상대의 얼굴을 때릴 때에는 다른 자세보다 가장 힘이 많이 전달되고 그만큼 펀치력도 세다. 기록에 따르면 석기시대 사람들은 서열을 정하기 위해 주먹질로 싸움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진화론 관점에서 본다면 국회의원들이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것이 일견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닐는지. 보기에는 그래도 아무튼 본성에는 충실했으니 말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