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욱의 결심공판에 피해자 한 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7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방법원 303호 법정에서 미성년자 간음 및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고영욱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특히 이날 공판은 당시 17세였던 강 아무개 양의 증인출석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이날 공판은 강 아무개 양의 요구와 피해자의 신상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증인 심문은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강 아무개 양은 고영욱에게 오피스텔에서 강제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2012년 5월 고소장을 제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고영욱이 추가 범행을 한 사실이 밝혀지자 검찰이 과거 사건까지 모두 병합해 다시 재판을 진행하게 됐다.
강 양은 오늘 법정에서 고영욱과 있었던 일을 자세히 진술했다. 강 양은 “2010년 3월경 가족과 인사동에 갔다가 고영욱과 사진을 찍었고 고영욱이 '강아지 좋아하면 연락달라'며 명함을 건넸다”고 첫만남을 설명했다.
그 후 강 양이 친구들의 권유로 연락을 하게 돼 두 사람은 지인들과 몇 차례 만남을 가졌다. 그 후 7월 11일 공인인 고영욱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서로 동의 하에 고영욱의 오피스텔로 가게 됐다.
강 양은 “가는 와중에도 고영욱이 허벅지에 손을 올리며 '나는 너무 마른 여자보다 너처럼 적당히 살이 있는 여자가 좋다'고 말했다. 그 후 오피스텔에서 고영욱이 술을 권유했고 싫다고 했더니 이미 콜라에 술을 탔다고 해서 한모금 마셨다”고 전했다.
이어 강 양은 “또 허벅지에 손을 올리길래 거부했더니 곧바로 목덜미를 잡고 키스를 했다. 바로 밀쳐내고 더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 피고인이 '내가 너무 외로워서 그랬나보다. 미안하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강 양은 마지막으로 “피해자에 대해 자유로운 사람, 개방적인 사람처럼 몰고가는 분위기가 허망하다. 나는 모태신앙에 굉장히 보수적이고 완고한 사람이다. 당시 피고인에 대해 인간적으로 좋은 감정이 있었을 뿐인데 본인을 개방적인 사람으로 몰고 가는 것에 있어서는 너무 억울하고 화가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고영욱은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고영욱은 피해자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강아지에 대한 관심도 먼저 나타냈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사건발생 전날 피해자로부터 '보고싶다'는 문자가 왔고 이에 호감을 느끼게 됐으며 오피스텔에서 입술이 닿았을 때 거부해 바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 이후의 일에 대해서도 고영욱과 강 양의 진술은 엇갈렸다. 두 사람은 사건으로부터 1년 후 홍대 포장마차에서 마주쳤다. 강 양은 “1년 후 너무 멀쩡하게 있는 것에 대해 화가 나서 피고인에게 가서 사과 요구했다. 고영욱이 차에 가서 얘기하자고 하면서 데려 갔고 차에 가서 화해하자고 말해서 화가 났다. 그 후 언론을 통해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피해자가 나쁜 사람으로 몰리는 것 같아 나도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영욱도 1년 뒤 포장마차에서 만난 사실을 전했다. 고영욱은 “당시 강 양이 눈을 흘기면서 심한 말을 했고 오히려 강 양의 친구들이 만류할 정도였다”고 했다. 그 후 함께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오해를 풀어 결국 웃으면서 화해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고영욱에게 징역 7년과 재범이 우려된다며 전자발찌부착 청구를 구형했다.
고영욱에 대한 선고는 오는 4월 10일 오전 10시 30분에 이뤄진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