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성인게임장에서는 아는 사람들만 입장해 게임을 한다.
인천시 남구의 한 역 앞. 기자가 주변을 둘러본 지 1시간도 되지 않았지만 사행성 성인게임장을 10곳 넘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한 성인게임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 50평 남짓한 허름한 내부에 사방 벽면에는 아케이드 게임기가 빽빽이 놓여있었다. 모든 게임기들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왠지 게임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아케이드 게임기를 자세히 보니 조작 버튼 위에 조그만 기계가 하나 놓여있었다. ‘헬퍼’라고 써있는 기계는 일정한 타이밍에 맞춰 자동으로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게임장의 관계자는 “한 시간에 1만 원 들어가도록 헬퍼가 설정돼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장에 있는 30여 명의 사람들은 한사람 당 3~4개의 게임기에 ‘헬퍼’를 올려놓고 게임을 진행시킨 뒤 자신들은 게임장 중앙에 모여 담배를 피우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베팅마저도 기계에 맞춰놓고 자신들은 놀고 있었던 것.
기자가 성인게임장 안으로 들어가자 게임장 안 사람들은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게임장 주인은 기자에게 다가와 “무슨 일로 왔느냐. 얼른 나가라”고 재촉했다. 게임장 밖에서 어렵사리 만난 한 이용자는 “단속을 피해 아는 사람을 통해서만 입장해 게임을 할 수 있다. 허가받은 게임기를 사용해 합법적으로 신고하고 개장했다지만 이후 기계를 개·변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바다이야기 게임이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포털을 이용해 쉽게 바다이야기와 같은 게임 사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한편 성인게임장에서 딴 돈은 상품권으로 지불해야 하나, 현금으로 은밀하게 환전해주는 불법행위도 여전히 이뤄지고 있었다. 게임장 업주는 “환전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으나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이용자와 직원들이 게임장 구석에서 무언가를 몰래 교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노무현 정권 때 실세들이 연루되었다는 의혹까지 받으며 전국이 난리를 피웠던 그 바다이야기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