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헤인즈. 사진제공=KBL
후보는 둘로 압축된다. 김선형 그리고 애런 헤인즈다.
기록만 놓고 보면 헤인즈가 근소하게 나아 보인다. 헤인즈는 전체 54경기 중 53경기에 출전해 평균 19.1점(전체 2위), 8.4리바운드(6위), 야투 성공률 55.1%(8위)를 기록했다. 김선형은 49경기에서 평균 12.1점(18위), 4.9어시스트(2위), 1.7스틸(전체 3위)을 올렸다.
분위기는 프로 2번째 시즌을 치른 김선형의 생애 첫 MVP 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문경은 SK 감독의 지지 선언이 컸다. 문경은 감독은 시즌 막판 “올 시즌 패기와 스피드를 앞세우는 팀 컬러로 바꾸려고 했는데 김선형이 변화의 선봉에 섰다. 헤인즈는 본연의 득점력을 충실히 해줬다. 김선형과는 공생하는 사이”라며 사실상 김선형의 손을 들어줬다. 항상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던 팀을 단번에 바꾼 주역이기에 그 누구보다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김선형. 사진제공=KBL
그러나 헤인즈의 가치는 김선형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은 포워드형 용병의 전성시대다. SK와 전자랜드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헤인즈와 리카르도 포웰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헤인즈가 SK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농구 관계자들도 적잖다.
김선형이 변화의 선봉장이라면 헤인즈는 변화의 마침표를 찍은 선수다. SK 선수들은 공격이 막힐 때마다 헤인즈를 바라봤고, 헤인즈는 매번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리그에서 가장 파괴력 있는 스코어러로 그 가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팬들 사이에서도 헤인즈가 유력한 MVP 후보가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헤인즈는 “MVP보다는 팀 승리와 우승이 먼저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가 타는 것도 괜찮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라고 웃으며 MVP를 향한 욕심을 넌지시 나타내기도 했다.
투표는 끝났다. 정규리그 종료와 함께 프로농구 출입기자단의 투표도 마감됐다. 봉인된 투표함은 시즌이 모두 끝난 뒤 개봉된다. 지금의 SK를 만든 김선형이냐, 사상 첫 외국인선수 MVP의 탄생이냐, 올 시즌 마지막 볼거리는 바로 SK의 집안싸움이 될 전망이다.
박세운 CBS 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