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프로야구 치어리더들은 올해 어느 팀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까. 2011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룬 탓인지 삼성라이온즈가 치어리더들에게 17표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10명의 치어리더들이 꼽은 KIA타이거즈가, 3위는 7표의 SK와이번스가 선정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승후보로 지목한 두산베어스는 4표로 4위에 머물렀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선수들과 관련된 질문에선 많은 치어리더들이 자신이 소속된 팀의 선수들을 선정했다. ‘올해 가장 뛰어난 활약으로 MVP를 차지할 것 같은 선수’에는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손아섭에게 돌아갔다. 손아섭은 40명의 치어리더들 중 8표를 받았다. 이적 후 팀의 타선을 이끌다 아쉽게 부상을 당한 KIA 김주찬이 4명의 치어리더들에게 지목을 받아 2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오재원(3표), 박병호(2표), 김태균(2표), 최형우(2표) 등 거포 타자들에게 치어리더들이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시즌 초반 두각을 나타내는 투수가 보이지 않았는지 투수는 김병현이 3표로 가장 많은 치어리더들의 지목을 받았고, 윤성환 2표, 윤석민 1표 등 전체적으로 저조한 지목을 받았다.
팬들이 가장 열띤 응원을 보내며 사랑받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는 소속팀에서 오랜 시간 뛰며 큰 활약을 해온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많이 뽑혔다. LG트윈스에서는 박용택·이병규가 사랑을 받았고, 삼성라이온즈는 이승엽·오승환, SK와이번스는 정근우·최정, 롯데자이언츠는 강민호 등이 선정됐다.
매일 야구 경기가 끝나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는 치어리더들의 사진. 그러나 그중에서도 보자마자 당장 내리고 싶은 민망하고 부끄러운 사진이 있을까.
상당수의 치어리더들이 노출이 심한 사진은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19명의 치어리더들이 ‘응원을 하던 중 치마가 바람에 날려 위로 들렸을 때 속바지가 심하게 보이는 사진’은 보기 좋지 않다고 밝혀 1위로 꼽혔다. 다음으로는 ‘춤추다 눈이 뒤집히거나 표정이 일그러져 굴욕적인 사진’을 15명이 뽑았고, ‘밑에서 한껏 위로 올려 찍은 사진’도 부담스럽다고 8명의 치어리더들이 응답했다.
진지한 자세로 설문조사 질문지에 답변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들. 박은숙 기자
또한 3명의 치어리더는 “평범한 사진인데도 기사의 제목을 ‘가슴골’, ‘쩍벌’ 등 자극적으로 지어 더 민망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치어리딩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은 팬은 누구인지에 대한 답변도 들어봤다. 1위는 18명의 치어리더들이 꼽은 ‘안무나 동작을 다 외우고 따라해 주는 팬, 경기 내내 목이 쉬도록 응원하는 팬’이었다. 한 치어리더는 “한 경기도 빠짐없이 매번 같은 자리에서 응원해주시는 관중들이 있다. 그들을 보면 우리도 힘이 난다”고 전했다.
또한 ‘치어리더들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고 와 응원해주고, 자신들의 사진이 담긴 펼침막을 흔들어 주는 팬들도 인상에 남는다’고 말한 치어리더도 12명이었다. 심지어 생일날 치어리더의 이름을 넣어 응원가를 불러주거나 생일 케이크를 사다준 관중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SNS에 꾸준히 쪽지로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 ‘실수해도 괜찮다고 격려해주는 팬’, ‘경기마다 공연영상을 찍어 블로그에 올려주는 팬’ 등이 인상 깊다고 치어리더들은 답변했다.
반면 가장 불쾌하거나 꼴불견인 팬은 과한 음주를 한 팬들이었다. 14명의 치어리더들이 ‘술에 취해 욕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팬, 응원 중에 맥주캔을 들고 단상에 올라 같이 술 마시자고 하는 팬’ 등은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난감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사진을 너무 가까이서 민망한 각도로 찍으시는 팬, 야릇한 눈빛으로 중요부위만 촬영하시는 팬’이 힘들다고 12명이 응답해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은근슬쩍 스킨십을 시도하거나 음담패설 등 성희롱을 하는 팬’(11표)이었다.
이외에도 치어리더들은 ‘사생활을 간섭하거나, 개인 휴대폰 번호를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팬’, ‘의도적으로 치어리더들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리는 팬’, ‘경기장에서 애정행각을 심하게 하는 팬’ 등을 꼴불견인 팬으로 꼽았다.
그럼에도 치어리더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명이 넘는 치어리더들이 ‘관중들이 하나가 돼 응원을 함께 해줄 때’ 치어리더를 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팀이 우승했을 때 말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느꼈다’고 답변한 치어리더도 5명이 있었고, 그 외에도 ‘관중들이 내 이름을 외쳐주고 치어리더들에게 고생했다며 응원해주실 때’ 등의 대답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친구나 지인, 가족들이 치어리더라는 직업을 인정해주고 자랑스럽다고 말해줬을 때’ 치어리더 하길 잘 했다고 답변한 이들도 3명이 있어 인상 깊었다.
치어리더들도 고충은 있다. 많은 치어리더들이 “성적인 희롱이나 비방 등 악성 댓글을 보았을 때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털어놨다. 한 치어리더는 “치어리더들도 프로의식을 갖고 수십 시간을 연습한 후 응원무대에 선다”며 “치어리더를 단순한 여흥의 눈요깃거리로 보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그녀들의 24시 2시 취침 11시 기상 ‘올빼미 생활’ 뭇 남성들에게 일거수일투족 관심을 받고 있는 치어리더들. 그들의 사생활까지 간섭하는 사생팬이 있을 정도로 그들에게 쏟아지는 인기는 지대하다. 그렇다면 모두가 궁금해 하는 그들의 하루일과는 어떤 모습일까. 그녀들의 일과는 9개 구단이 모두 비슷했다. 집, 경기장, 집, 경기장을 반복하는 단조로운 생활이었다. 치어리더들은 보통 오전 11시쯤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낮 12시에서 1시 사이 기획사 사무실로 모여 기본적인 메이크업과 응원도구 등을 준비한다. 이른 저녁을 먹고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4시 쯤 야구장에 도착해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마무리하고 응원복을 입은 뒤 연습을 한다. 경기 내내 열심히 응원을 하고 경기가 끝나면 밤 10시 남짓. 대기실에 모여 의상과 응원도구를 정리한 뒤 간단한 회의를 하고 퇴근을 하면 벌써 밤 12시다. 집에 들어가 잠이 드는 건 2시가 넘어서다. 그리고 다음날 또 오전 11시에 일어나 똑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경성대 전지현’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NC다이노스 치어리더 김연정 씨는 “우리의 생활패턴은 운동선수들과 비슷하다. 야간경기 시간에 맞춰져 있다.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롯데자이언츠의 박기량 치어리더는 “또한 우리들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겨울엔 농구, 배구코트로 가 응원을 한다. 쉴 틈이 없어 힘든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설문조사에서 16명의 치어리더들은 쉬는 날 하는 일로 ‘하루 종일 집에서 잠자기’라고 적었다. 그 다음으로는 6표를 받은 ‘그동안 못 봤던 드라마 한꺼번에 몰아보기’ 등 혼자 집에서 조용히 보내는 치어리더들이 많았다. 치어리더들이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는 ‘몸이 힘들고 아파도 웃으며 응원해야 할 때’라고 적었다. 한 치어리더는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는 직업인 만큼 치어리더들이 무릎, 발목, 어깨가 쑤시는 등 잔병치레가 많은 편이다”라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
외모 종결자는 박기량 ‘꽃 중의 꽃’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 박기량 씨가 동료 치어리더들에게 ‘부러운 외모의 소유자’로 가장 많은 14표를 얻었다. 최준필 기자 조사에서 다양한 치어리더의 이름이 등장했다. 하지만 ‘부러운 외모’에 가장 압도적인 표를 받은 것은 40명의 치어리더 중 14표를 받은 롯데자이언츠의 치어리더 박기량 씨였다. 그 다음으로는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LG트윈스의 강윤이 씨가 5표, NC다이노스 김연정 씨가 4표, 두산베어스의 임아름 씨가 3표 등을 받았다. 그 외에도 배수현·오지연(SK와이번스), 이고은·오로라·이주연(KIA타이거즈), 조서현(넥센히어로즈), 강보경(한화) 등의 이름이 나왔다. ‘부러운 몸매’에서는 SK와이번스의 배수현 씨가 7표로 가장 많은 답변을 받았다. 한 치어리더는 “배수현은 운동광답게 탄력 넘치고 시원시원한 몸매를 가졌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 뒤로 박기량이 5표로 2위, 김연정과 강윤이가 3표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각자의 매력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부럽지 않다’라고 답변한 치어리더도 3명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
최고 주가 NC 김연정 인터뷰 롯데팬들 저 너무 미워 말아욧! 그러면서 그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선수들이 아주 잘해주고 있다. 조만간 첫 승이 꼭 나올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지난해까지 롯데자이언츠의 치어리더로 활동했던 그가 지역 라이벌 NC다이노스로 옮기면서 롯데 팬들의 비난이 뒤따르자 나름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한다. 그는 “나를 처음 치어리더로 발굴해 준 기획사로 돌아간 것”이라며 “이제 1군 무대에 첫발을 뗀 NC다이노스와 함께 나도 새로운 시작을 해보고 싶었다”고 도전정신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롯데자이언츠와 NC다이노스의 응원 열기는 어떤 면이 다를까. 그는 “롯데자이언츠는 워낙 역사가 오래된 팀이고 고정 팬들이 많아 팬들이 먼저 응원동작이나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NC다이노스는 아직 응원안무나 노래가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많은 팬들이 따라하는데 익숙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치어리더들이 더 열심히 호응을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내내 김 씨는 소속팀 NC다이노스에 대한 애정과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염원이 통했던 것일까. 인터뷰를 진행한 다음날 NC다이노스는 잠실야구장에서 LG트윈스를 상대로 4대 1 짜릿한 1군 무대 첫 승을 기록했다. 김 씨는 첫승 후 “오늘은 왠지 이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4월 11일은 내 인생에 한 단계 도약하는 날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