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맨틱 홀리데이> 중 한 장면.
유머러스하며 재미있는 이들은 특히 이성을 만나는 연애 초기 단계에 여러 사람의 관심을 독차지한다. 대체 왜 그럴까? 유머와 매력의 상관관계를 미국의 심리학 정보 사이트 <psychology today>에서 소개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관광학 연구팀이 대학생 남녀 250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배우자 타입을 조사했다.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성격에 재치가 있고 놀기 좋아하는 타입이 남녀 모두 상위권을 차지했다. 좋은 인품에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사교적인 성격일수록 이성에게 더 매력적이며 원하는 짝을 찾을 기회도 많을 것이란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인간은 평생에 걸쳐 유희를 즐기고자 하므로 유머러스하고 장난스런 행동을 하는 이성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진화생물학적으로 보면 무의식중 잘 노는 남성은 여성에게 ‘공격적이지 않고 해를 끼치지 않음’을 의미하며, 잘 노는 여성은 남성에게 ‘젊음과 생식력’을 암시한다.
그런데 유머러스한 이성을 선호하는 성향은 여성에게 더욱 두드러진다. 캐나다의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 심리학 연구팀은 가짜로 연인을 구한다는 광고를 만들어 데이트 사이트에 내보내고 등록한 회원들에게 얼마나 반응이 있는지를 살폈다. 광고로 적은 자기소개 프로필을 농담을 섞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두 가지로 나누고 회원들이 프로필에 적힌 이성을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여성 회원들은 남성의 프로필에 농담이 섞여 있으면 평가 점수가 올라갔다. 프로필에 쓰인 인물과 만나보고 싶으며 결혼상대로도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던 것이다. 반면 남성 회원들에게는 특별한 차이가 보이지는 않았다. 농담이 섞인 프로필의 여성 광고에 흥미를 나타내긴 했으나 외모가 뛰어난 여성 프로필에는 설령 농담이 없더라도 강한 관심을 나타냈다.
아울러 연구팀은 데이트 사이트에 올라온 실제 프로필을 수집하여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 회원들은 자신의 프로필에 벌이가 좋은 직업이나 따뜻한 성격에 더해 유머러스하단 점을 어필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연구팀은 “여성 회원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 유머가 필요하다는 점을 남성 회원들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사회에서는 지적인 남성이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차지하거나 성공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의 재치나 유머 센스를 보는 게 일면 타당하다는 점이다.
그럼 이성을 유혹할 때는 어떤 농담이 좋을까? 상대의 외모나 체형을 비웃는 농담, 성적인 농담, 주변 사람이나 자리를 잠깐 비운 이를 비웃는 식의 농담은 금물이다. 별로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할뿐더러 자칫 무례한 사람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허를 찌르는 반전, 예상을 빗나가는 결말을 가진 짧은 에피소드 정도가 무난하다. 자신을 낮추거나 본인이 겪은 실수담을 이야기하는 자기비하식 개그도 좋다. 지나치게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면 자신을 한층 겸손하고 여유롭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농담은 내용보다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 주변에서 웃어주는 사람, 바꿔 말해 소위 ‘바람잡이’가 있을 때 농담을 말한 이는 매력이 넘치게 비춰진다. 프랑스의 행동과학자 니콜라스 고갱 심리학 박사는 바에서 농담을 하는 남성의 매력도를 조사하는 실험을 했다. 남성 실험 참가자에게 바 카운터에 앉아 익살스런 이야기를 하게끔 하고 바에 온 여성의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남성 실험 참가자가 말한 유머의 소재나 주제와는 상관없이 주위 사람이 바람잡이로 활짝 웃어줬을 경우 바에 온 여성은 농담을 한 남성에게 관심을 보였다.
농담을 하는 남성의 주변에서 3명 정도가 동시에 웃음을 크게 터트렸을 경우 남성 실험 참가자는 바에 온 여성의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데 예외 없이 성공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