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거위가 이렇게 잔뜩 화가 난 이유는 다름 아닌 얼마 전 낳은 알 때문이다. 알이 무사히 부화될 때까지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둥지 앞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공격을 퍼붓는 것이다.
때문에 캠퍼스에서는 한동안 ‘거위 경계령’이 내려졌었다. 아무도 그 앞을 지나가려고 하지 않았으며, 설령 지나간다하더라도 우사인 볼트 저리가라 할 정도로 잽싸게 뛰어서 지나가곤 했다.
다행히 이런 난장판은 얼마 전 드디어 알이 부화하면서 종결됐다. 하루빨리 거위의 알이 부화되길 바란 것은 비단 어미 거위만은 아니었다. 학생들 역시 새끼 거위의 탄생을 모두 한마음으로 축복했다는 후문.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