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환자들에게 ‘기적의 약’이라며 거액을 받은 후 불법 약품을 주사한 승려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27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불법의약품을 만들고 이를 난치병 환자들에게 주사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로 제조업자 김 아무개 씨(65)와 승려 홍 아무개 씨(44)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 씨가 제조한 한방주사액은 또 다른 승려 이 아무개 씨(58)와 무면허 한의사 김 아무개 씨(63)에게 팔려나가 불법의료행위에 사용됐으며 관련자 4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경북 안동의 한 사찰 주지인 홍 씨는 지난 2010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 10만~6000만 원을 받고 난치병 환자 30여 명에게 한방주사액을 투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홍 씨는 총 2억 4000여만 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의학을 독학한 김 씨는 유통기한 3년이 지난 마취제와 5년 전 구입한 미국산 산삼, 중국산 한약재 등으로 한방주사액을 만들었다. 이렇게 제조된 한방주사액은 제조원가 900원에 불과했으나 홍 씨 등에게 개당 3만~100만 원에 판매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결과 김 씨가 만든 한방주사액에는 산삼과 한약 성분은 없고 물과 마취제 성분인 리도카인만 검출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 한방주사액을 맞은 난치병 환자 3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김 씨와 홍 씨는 수익금 대부분을 주식투자와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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