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김재원 의원이 한 편의 국회 느와르를 연출했다. 김무성 의원이 지난해 대선 직전 'NLL 대화록'을 사전 입수했다는 취지의 당 비공개회의 발언이 언론에 공개되고 발설자로 김재원 의원이 지목되자 억울함을 호소한 것.
김무성 의원(왼쪽)과 김재원 의원. 일요신문DB
김무성 의원은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어제(26일) 대표님 발언을 유출한 사람은 김재원 의원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당직자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로부터 2시간 뒤 김재원 의원이 김무성 의원에게 장문의 해명 문자를 보냈다. 이 모두는 한 일간지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에게 보낸 문자에서 김재원 의원은 “답답한 마음에 먼저 문자 메시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제 최고중진회의에서 형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대한 발설자로 제가 의심받는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맹세코 저는 아닙니다. 저는 그저께 밤 30년 단짝친구가 사망하여 수원 화장장 장례식에서 밤새 있다가 회의에 들어간 터라 비몽사몽간이어서 형님 말씀에 대한 기억도 없었습니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저는 요즘 어떻게든 형님 잘 모셔서 마음에 들어볼까 노심초사 중이었는데 이런 소문을 들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형님께서 무엇이든 시키시는 대로 할 생각이오니 혹시 오해가 있으시면 꼭 풀어주시고 저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중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김재원 의원은 김무성 의원에 다가가 90도에 가까운 인사를 건넸고 두 사람은 몸을 숙인 채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은 김재원 의원의 등을 토닥이기도 했다.
이날 김무성 의원은 “누가 유출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심 가는 사람이 있지만 누구라고 말하진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