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는 어떻게 성격을 결정하는 것일까. 먼저 성격이 DNA로 정해진다고는 하지만, ‘책임감이 강하다’ ‘완고하다’ ‘느긋하다’와 같이 개별 성격에 대응하는 유전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격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을 받는데 DNA가 이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에 크게 관여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도파민은 도전과 호기심을 관장한다. 만약 도파민의 분비가 강하면 호기심이 많아지고 즐거움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런데 최근 도파민 수용체 중 ‘도파민 D4수용체’를 합성하는 유전자가 여러 종류라는 것이 밝혀졌다.
간단히 설명하면 도파민 D4수용체를 합성하는 유전자 속에는 특정 DNA의 염기 배열이 반복되는 부분이 있는데, 반복수는 2회에서 12회까지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이때 반복 횟수가 많을수록 도파민의 영향을 받기 쉬워지며 결과적으로 호기심이 왕성한 성향을 가지게 된다. 반대로 반복이 적은 사람은 모험을 하지 않고 견실한 성격을 보인다. 즉 특정 DNA 염기 배열의 반복수를 조사하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도파민 외에도 성격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은 다양하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사회성과 연관이 깊고, 세로토닌은 기분을 침잠시키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중 세로토닌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는 L과 S, 2종류다. L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세로토닌의 영향이 덜 미치기 때문에 낙관적. S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반대로 신중한 성향을 가진다.
유전자는 부모님으로부터 하나씩 물려받는다. 따라서 세로토닌 대사를 결정하는 유전자 조합은 LL, LS, SS의 3가지로 나뉜다. LL의 유전자 타입은 세로토닌의 분비가 약해 특히 낙관적이며 반대로 SS의 경우는 매우 신중. LS는 중간 성향을 띄게 된다. 유전자를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매우 낙관적인 타입(유전자형 LL)이 전체 30% 이상이지만, 일본인은 불과 1.7%라고 한다. 오히려 일본인들의 약 70%는 매우 신중한 성격의 유형(유전자형 SS)으로 조사됐다.
DNA 검사를 하면 자신의 성격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흔히 ‘자신의 성격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말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처음 자각하는 성격이 있을 수도 있으며, 어쩌면 그것은 가장 자신답게 사는 힌트를 제공할는지도 모른다.
다음은 <주간겐다이>가 소개한 ‘유전자형을 알 수 있는 성격진단표’이다. 실제로 DNA 검사를 받지 않으면 정확한 유전자형과 성격을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자가진단도 가능하다고 한다. 과연 나는 4가지 중 어느 유전자형에 속하는지 체크해보자.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