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의 내면 연기를 훌륭히 소화한 루니 마라(에밀리 역).
영화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에밀리(루니 마라 분)의 이야기와 사건을 풀어가는 정신과 의사 뱅크스(주드 로 분)의 이야기로 나뉜다. 에밀리는 펀드회사의 간부였던 남편 마틴(채닝 테이텀)이 내부자거래로 감옥에 가게 되면서 옥바라지를 한다. 젊은 나이의 에밀리는 우울증을 앓게 됐고, 남편이 돌아오자 증세는 더 심해진다.
닥터 뱅크스와 에밀리가 만나게 된 것은 에밀리가 차로 벽을 들이받으며 자살시도를 하면서부터다. 에밀리는 뱅크스에게 치료를 받게 되고 한 약을 소개받아 복용하게 되면서 상태가 호전된다. 하지만 곧 에밀리는 약의 부작용으로 몽유병 증세를 보이며 남편인 마틴을 살해한다.
에밀리는 자신의 죄가 약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뱅크스는 환자에게 문제의 약을 처방했다는 이유로 일거리를 잃게 되면서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뱅크스는 자신이 에밀리에게 속은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을 품으며 에밀리의 뒷조사를 해나간다. 그러던 중 과거 에밀리의 담당 의사이자 자신에게 신약을 추천한 닥터 시버트(캐서린 제타 존스 분)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며 사건을 파헤친다.
닥터 시버트 역의 캐서린 제타 존스.
<밀레니엄>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루니 마라는 에밀리를 통해 우울증을 앓는 가녀린 모습과 탐욕스러운 본모습을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다. 주드 로의 긴박함과 캐서린 제타 존스의 오묘한 미소 역시 흡입력 있다. 하지만 채닝 테이텀이 맡은 남편 마틴 역은 인물 내면보다는 기능적으로만 존재한다. 채닝 테이텀은 제대로 연기를 해보지도 못하고 죽음에 이른다. 다만 그의 베드신 노출이 팬들의 아쉬운 마음을 다독여줄 수는 있을 것 같다.
또한 뱅크스가 자신의 혐의를 씻어내는 이기적이면서도 통쾌한 순간, 마지막 15분간 손에 땀을 쥐던 우리는 깔끔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스터리 공포나 스펙터클한 범죄 스릴러보다 잔잔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드라마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한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