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잡지 <롤링스톤>이 보스턴 테러 용의자를 표지에 실어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표지에 실린 차르나예프의 얼굴은 그동안 신문·방송에 많이 보도됐던 같은 사진이지만 이 잡지사가 그를 테러범이라기보다는 마치 록스타처럼 묘사했다는 부분이 격렬한 비난을 샀다. 독자 중에는 “<롤링스톤>은 테러 행위를 미화하고 있다”며 “이번 호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잡지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도 있었다.
<롤링스톤>은 '폭파범'(The Bomber)'이라는 헤드라인을 달고 부제에서 '차르나예프의 생애에 관한 심층보도'라는 문구로 독자를 유혹했다. 또한 차르나예프를 '매력적인 소년'이라고 지칭하며 '장래가 촉망되던 그가 어떻게 괴물이 됐는지 폭로하겠다'고 예고했다.
부정적 여론이 빗발치자 뒤늦게 <롤링스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 희생자들을 늘 잊지 않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인 모양새다.
펜실베이니아대 아넨버그 공공정책 센터 소장인 캐슬린 홀 제이미슨 언론학 교수는 “테러 용의자의 사진을 멋지게 꾸며서 다른 용도로 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범죄자가 아닌 록스타, 대중의 감탄을 받으며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인물, 예술 비평의 대상인 인물처럼 묘사되었다는 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