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도쿄 한복판을 개 대신 옥수수를 끌고 다니는 남자가 있다. ‘콘맨’이라고 불리는 이 남자의 진짜 이름은 마사히코 나가누마. 마치 애완동물을 끌고 다니듯 옥수수에 끈을 매달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과연 제정신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 하지만 옷차림새나 생김새를 보면 지극히 정상이다.
그가 끌고 다니는 것은 옥수수뿐만이 아니다. 컬리플라워, 당근, 무, 브로콜리 등 온갖 종류의 채소를 끌고 다닌다. 심지어 채소마다 이름도 붙여주었다. 가령 옥수수는 ‘토모미’ 당근은 ‘카카로트’라고 부르는 식이다. 그가 이렇게 기이한 행동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그는 2006년 우연히 길거리에서 보게 된 한 외국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 외국인은 배추를 끈에 매달고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으며, 그 모습에 영감을 얻은 그는 그 후 똑같은 행동을 하면서 도쿄 거리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끌고 다닌 채소는 직접 조리해서 먹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만큼 채소와 자신 간의 유대감이 생긴 데다 산보 후에는 채소 맛이 더욱 좋아진다는 것이 이유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