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일요신문>이 단독 입수한 차노아와 A 양의 지난 7월 통화 녹취록 사본(왼쪽)과 고소장 사본.
최근 차노아와 고소인 A 양이 연인 관계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SBS <한밤의 TV연예>는 차노아 측이 “A 양은 여자친구로 고소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일요신문> 취재 과정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 우선 A 양 측에 따르면 A 양의 모친과 오빠 등 가족들까지 초반에는 차노아를 A 양의 남자친구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일요신문>이 단독 입수한 녹취록(차노아와 A 양이 지난 7월 통화한 내용)에도 비슷한 대목이 엿보인다. 여기서 A 양은 “잠시나마 정말 옛날에 연애 초반에 잠시나마 오빠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했던 걸 정말 많이 후회해. 오빠를 믿었던 것도 정말 많이 후회하고”라고 말한다. 이에 차노아가 “그걸 후회한다고?”라고 묻자 A 양은 “오빠랑 결혼하려고 했던 것도 정말 후회해”라고 얘기했다. 이들의 관계가 처음에는 결혼까지 생각할 만큼 사랑했던 연인 사이였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A 양 측은 연인 관계로 만났지만 성폭행과 감금, 폭언과 폭력, 그리고 방화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검찰에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 양 측이 작성한 고소장에 따르면 차노아는 A 양이 결별을 선언한 뒤 거처를 옮겼음에도 거기까지 찾아온 차노아가 자신을 감금하고 폭언과 폭행 등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 차노아와 A 양으로 인해 경찰까지 몇 차례 출동
배우 차승원 아들이자 꽃미남 프로게이머인 차노아가 미성년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의 첫 만남은 지난 3월 말에 이뤄졌다. A 양은 친오빠와 그의 친구(여)와 함께 차노아를 처음 만났다. 당시 차노아는 친오빠처럼 A 양을 편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그리고 친오빠의 친구를 통해 차노아가 개인적인 만남을 요청해왔다.
그러던 중 4월 초 A 양은 차노아와 개인적으로 만나 그가 살고 있는 청담동 오피스텔에 방문했을때 처음으로 성폭행을 당한다. 이후 A 양은 청담동 오피스텔에서 외부 출입과 외부 연락이 금지된 채 지냈다고 한다. 다만 지방에서 일하는 A 양의 모친이 서울에 올라오는 주말에만 논현동 소재의 집에 갈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차노아가 데려다 줬다고 한다.
한번은 대로변에서도 차노아가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는데, 이를 목격한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결국 A 양은 차노아를 피해 삼성동 소재의 원룸 빌라로 거처를 옮겼다. 그렇지만 6월 말 삼성동 원룸 빌라까지 찾아온 차노아는 다시 A 양에게 폭언과 폭력을 가하고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렇게 A 양은 다시 자신의 삼성동 원룸 빌라에 감금당했다. 이 과정에서 방화가 이뤄지기도 했으며 거듭된 폭언과 폭력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을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일요신문>이 취재 과정에서 만난 삼성동 원룸 빌라 인근에 사는 주민은 “당시 싸우는 소리가 크게 났다”며 “소리가 커서 빌라 안에서 싸우는 게 아니라 밖에서 싸우는 줄 알고 동네사람들이 다 나왔다”고 전했다.
A 양은 지난 7월 11일부터 13일까지는 경기도 소재의 한 별장(차노아 할아버지 별장으로 알려짐)에서 다시 감금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차노아가 자기 아이를 가져서 낳을 때까지 여기서 못나간다고 협박하기도 했지만 할아버지라는 사람이 별장에 오면서 3일 만에 그곳을 떠났다. 이후 다시 차노아의 청담동 오피스텔에 감금돼 있던 A 양은 어렵게 친오빠와 연락이 되면서 겨우 차노아로부터 도망치는 데 성공한다. 현재 A 양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 언제까지 연인이고 언제부터 감금일까
고소장에 따르면 A 양과 차노아의 만남은 처음부터 성폭행, 그리고 감금으로 시작됐다. 그렇지만 이들이 한때 연인 관계였음을 감안하면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이 많다.
특히 이들의 관계가 언제까지 연인이었는지가 불분명하다. 녹취록 등에 따르면 분명 이들은 한때 A 양이 결혼까지 생각할 만큼 차노아를 사랑한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A 양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로메인’ 측 역시 명확한 시기적인 구분에 대해선 답해주지 않았다.
고소장에 따르면 적어도 A 양이 차노아를 피해 옮긴 거처로 차노아가 다시 찾아온 이후 시점부터는 연인 관계로 보기 힘들어 보인다. 게다가 두 사람 사이의 상황, 특히 큰 소리로 싸운 부분은 경찰에도 여러 차례 신고 됐을 정도다. 물론 이 부분도 연인 사이에 큰 다툼을 벌인 것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A 양은 소장을 통해 심각한 폭언과 폭행, 그리고 협박 등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인이었던 시기에 벌어진 일은 감금과 동거를 구분하기가 애매하고 성폭행 역시 차노아의 강제성에 따른 강간인지 합의하에 이뤄진 화간인지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물론 부부사이에도 강간이 성립되므로 연인 사이의 성관계를 무조건 화간으로만 볼 수는 없다.
결국 이 부분은 수사당국의 조사 및 재판 과정에서도 중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몰론 고소장 내용은 A 양 측의 주장일 뿐 경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객관적인 사실로 보기 힘들다.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일요신문>은 차노아 측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우선 차노아 본인과의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또한 부친 차승원의 매니저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