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보건부는 15일 오전 11시께(이하 현지시간) 전날 군경과 시위대의 유혈 충돌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민간인 421명과 군경 43명 등 모두 464명이 숨지고 357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전날 이집트 군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유혈사태가 더욱 격해지는 양상이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를 군부가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사망자가 500명에 육박하는 등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사진출처=SBS뉴스 캡처
이집트 시위는 축출된 무하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복권을 지지하는 세력의 시위를 군부가 강제 진압하면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군부는 무장한 불도저까지 동원, 시위대 소탕에 나섰다. 시내 주요 광장에 설치됐던 시위대 캠프가 철거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일부 경찰병력도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무슬림 형제단의 지도자들이 다수 체포됐으며 일부 가족들은 살해당하기도 했다. 또 현장을 취재하던 스카이뉴스의 카메라맨 믹 딘이 총격을 당해 사망하는 등 취재진도 피해를 입었다.
시위 주동 세력인 무슬림 형제단은 “사망자 수는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은 2000여 명 수준”이라며 “거의 학살에 가까운 참상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집트 사태에 대해 미국은 즉각 성명을 내고 정부의 유혈진압을 비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등 언론들은 이집트의 유혈사태 와중에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의 외교적 무능과 무책임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