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명칭으로 쓰인 단어인 ‘평화’에 걸맞게 아시아 6개국 학생들이 바둑으로 우정을 나누고 추억을 쌓았다. 최화길 중고바둑연맹 회장은 “내년에는 참가국수를 10개국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신상철 대표는 격려사를 통해 “청소년을 위한 바둑대회가 이렇게 열리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며 “무엇보다 아시아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바둑의 기량을 겨루는 이 대회는 즉흥적이고 자극적인 감성에 빠져있는 청소년들을 바둑을 통해 깊이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는 청소년으로 자라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번 대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최화길 한국중고바둑연맹 회장
이날 대회는 참가 학생들의 실력에 따라 최강부에서 저급부까지 총 5개부로 나뉘어 치러졌으며 토너먼트와 리그의 장점을 접목한 스위스리그 방식(참가 학생당 총 4국, 35분 타임아웃제)으로 치러졌다. 오전에는 1~2국, 오후에는 3~4국이 진행됐다. 5개부 참가학생 60명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1국을 시작으로 뜨거운 승부의 향연으로 치달았다.
대
사카 준이치 일본 단장
섬 웨이탄 홍콩팀 단장은 자신이 인솔해 온 홍콩 학생 7명의 대국을 이리저리 다니며 챙겨보느라 대회 내내 무척이나 분주했다. 섬 단장은 기자와의 막간 대화를 통해 “홍콩은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국에 비해 바둑의 인기 면에서 뒤처진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 홍콩 학생들은 이번 국제 대회 참가 자체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매우 훌륭한 대회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격려사를 하는 신상철 일요신문 대표.
이번 대회 최강부와 유단자부에는 김지명, 최우성, 김동우, 윤민중(이상 최강부), 황선욱, 성재원, 김민규(이상 유단자부) 등 제2회 일요신문배 전국어린이바둑대회 입상자들이 한국대표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대회 결과도 월등한 실력을 앞세운 한국 학생들의 독무대였다. 저급부 우승을 차지한 후이 춘 웨이 브라이언 군(홍콩·8)을 제외하고는 최강부 김동우, 유단자부 이세찬, 고급부 황현우, 중급부 오진호 군 등 한국 학생들이 각 부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최강부 우승을 차지한 김동우 군(충암초·12)은 지난 제2회 일요신문배에서 3위를 차지해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가한 학생이었다. 무엇보다 우승을 놓고 마지막 대국에서 맞붙은 상대는 지난 일요신문배 4강에서 본인에 패배를 안긴 최우성 군이었다. 김동우 군은 마지막 대국에서 지난 패배를 설욕하며 4전 전승으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진지하게 반상을 바라보는 두 대국자.
이번 대회 심판위원장으로 참가한 프로기사 유재성 5단은 “생각 외로 외국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났다”며 “바둑이 많이 보급된 일본은 물론 홍콩, 베트남 등 주변국 학생들의 실력도 꽤 높았다”고 평했다.
성황리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이번 대회는 몇 가지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예산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사카 준이치 단장은 “일본 협회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해 참가자들의 항공편은 자비로 부담했다”며 “다행히 대한바둑협회와 힘을 합쳐 이번 대회를 열 수 있었고, 한국에서 숙박비를 지원해 큰 도움이 됐지만 여전히 재정적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 재원만 확보한다면 다음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변국 어린이들도 참여하는 대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화길 회장 역시 “내년에는 동남아 국가를 비롯해 참가국을 10개국으로 늘리고 싶다”면서 “이를 위해 후원 방안을 강구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박정환 9단 닮고 싶어요”
―우승 축하한다.
“기분 좋다. 무엇보다 지난 일요신문배 대회 4강에서 맞붙은 최우성 군과 마지막 대국에서 다시 만나 지난 패배를 설욕해 기분이 더욱 좋다. 통쾌하게 설욕했다(웃음). 특히 오늘 컨디션이 무척 좋았다.”
―언제부터, 어떻게 바둑을 시작했나.
“지금 수련한 지 6년째다. 어렸을 때 엄마가 직장을 나가게 됐다. 무엇보다 혼자 집에 있기가 겁났다. 그래서 시작한 게 바둑이다. 지금은 아마 4단이다.”
―바둑 수련을 위해 서울로 유학을 왔다고 들었다.
“예선 탈락한 지난해 제1회 일요신문배 대회 때만 하더라도 대구에서 수련했지만, 올해 서울로 유학을 왔다. 현재는 바둑 명문인 충암초등학교에 다니며 프로기사 홍장식 7단 밑에서 배우고 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당연히 프로기사다. 난 공격 바둑을 구사한다. 프로기사 중에서는 박정환 9단을 닮고 싶다. 꼭 프로기사로 성장해서 훗날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