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는 상사와 자주 충돌했고, 상사가 꼴도 보기 싫었다. 당연히 출세도 기대한 만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쉰 살이 되어서야 뒤늦게 깨달았다. 연상인 상사가 확실히 나보다 먼저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을. 그렇다면 그런 상사와 다퉈봤자 내게 돌아오는 이득은 없지 않는가. 적당히 맞춰주고 차례를 기다려라. 그것이 정답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는 파나소닉에서 부장까지 지낸 바 있는 도카이대학의 오노 도요가즈(小野豊和) 교수다. 그가 상사에 대해 내린 결론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상사는 거짓말을 하는 생물’이라는 점이다. 그는 한 회사원의 이야기를 예로 들려줬다.
어느 날 부장이 “다음 프로젝트는 네게 맡긴다. 기획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사원은 잠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혼신을 다해 기획서를 만들었다. 그 결과 무사히 기획서는 통과됐지만, 나중에 안 사실은 부장이 자신 외에도 똑같이 말을 건 동료가 있었다는 것. 부장의 태도에 배신감을 느낀 사원에게 오노 교수는 이렇게 조언한다. “상사는 원래 그렇다. 애초부터 거짓말을 하는 생물이다.” 이 말을 순순히 받아들이자 사원은 어쩐지 마음이 편해졌고 납득이 됐다.
직장생활에서 상사와의 관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부하직원과의 관계다. 대부분의 부하직원은 가만히 따라오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반항하는 직원도 있다. 성공하는 직장생활은 이들과 어떻게 원만하게 지내는지가 핵심 포인트다. 미국 마쓰시타전기의 회장직을 역임한 이와타니 히데아키(岩谷英昭)는 ‘반항하는 부하일수록 무조건 곁에 두라’고 강조한다. 특히 반항한다고 해서 좌천시키는 일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유는 반항적인 사람은 멀리두면 반드시 꿍꿍이를 세우거나 반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부하직원을 다루는 또 다른 기술에 대해 도레이경영연구소의 특별고문인 사사키 쓰네오(佐佐木常夫)는 “부하와 어울릴 때 깊은 대화는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라”고 당부한다. 술자리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그다지 중요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 한잔 한 상황에서는 감정적이 되기 쉽고, 진지한 이야기를 나눠도 중도에 흐지부지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그는 “직장 내에서 부하와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샐러리맨들이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인사 배치다. 도레이인터내셔널의 전 사장 다나카 겐이치(田中健一)는 무려 4번이나 좌천당한 경험으로 유명한 인물. 그런 그가 많은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다. “좌천당했을 때는 혼자임을 마음껏 즐겨라.”
다나카 사장의 첫 번째 좌천은 상사의 비위를 거슬러서였다. 일은 없고 게다가 단신부임. 완전히 삐뚤어져 유유상종 불만 가득한 동료들과 폭음을 하며 몰려다녔다. 그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졌고, 어느 순간 망가지는 자신이 무서워져 폭음에서 발을 빼게 됐다고 한다. 그 교훈으로 두 번째 좌천 때는 불만 있는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며 그 시간을 즐겼다. 순식간에 위기는 지나갔고 보람된 시간이기도 했다고 다나카 사장은 회고한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1884~1989)는 어떤 사람이 리더에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하나는 운이 좋은 사람, 또 하나는 붙임성(애교)이 좋은 사람”이라고 답했었다. 이 모호한 말 속에 과연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을까. 먼저 운은 어찌됐든 상관없다. 다만 ‘나는 운이 좋아’라며 늘 웃는 사람 곁에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붙임성도 비슷하다. 밝게 행동하는 사람, 표정에 애교가 있는 이에게 사람도, 일도 모여들게 돼 있다. 리더 자질의 핵심은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니 운과 애교는 필수라는 의미다.
이처럼 선배들의 경험에서 도출된 결론에는 저마다 배울 점이 있다. 이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머지않아 당신 역시 자신만의 ‘샐러리맨 인생 결론’을 찾게 될 것이다. 분명 후배가 배울 만한 경험과 노하우가 담겨 있는 그런 결론을 기대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