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는 지난 3월부터 5급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전통한복 입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매월 첫째 주 화요일과 설·추석 등 고유명절의 연휴 전일 또는 당일을 ‘한복 입는 날’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매월 한복 입는 날에는 5급 이상 간부들과 민원여권과, 전통한옥청사 혜화동, 문화공보과, 보건소 민원실, 구청의 민원안내 도우미가 모두 한복을 입는다. 구 시설관리공단에서도 동참해 문화체육센터와 구민회관의 안내데스크 직원까지 한복을 착용한다.
한복 전문가를 초청해 직원과 주민을 대상으로 한복 바르게 입는 법과 한복의 우수성을 내용으로 한 강연회를 개최하고, 전통한복 상인연합회 주관으로 분기별 1회 한복 패션쇼를 열어 한복의 우수성을 공유하고 있다.
이 덕분에 한복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진 지 오래다. ‘멋있고 아름다운 옷이지만 입기에는 불편한 옷’이란 인식을 종로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제는 한복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이 낯설어 보이지 않는 곳이 됐다.
당시 한복 입는 날을 추진하려 하자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약간의 예산이 지원된 민원부서, 안내도우미 등을 제외하고 대다수 직원들은 스스로 한복을 자비로 구입했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전통한복 입기 운동이 안착돼 전 직원으로 확산하자는 목소리가 직원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종로구의 한복 입는 날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복 사랑이 알려지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는 중이다. 박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방문 등 국내외 주요 행사에서 한복을 입는 등 ‘한국의 전통 미’를 보여준 바 있다. 한복의 세계화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 토론회에서도 종로구의 전통한복 입기 운동은 모범 사례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종로구는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9월 17일 전통한복 입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종로구 새마을단체 회원들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추석맞이 한복캠페인을 벌여 큰 호응을 얻었다.
김영종 구청장은 “전통한복 입기 운동이 한복 생활화 분위기 확산에 작은 불씨가 되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1번지 종로구는 우리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지켜야 하는 역사적 소명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