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취업박람회 현장. 영등포구청은 취업세일즈 ‘Job아라’ ‘Job 포유’ 등 독창적인 일자리 창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영등포구청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직접 챙기는 일자리 정책을 들여다봤다.
“안녕하세요. Job아라 현장기동대입니다” “누굴 잡으러 왔다구요?” 학원 개원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던 원장이 놀라듯 되물어온다. “일자리 잡으러 찾아왔습니다” 원장은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이 크게 웃는다.
기동대는 구직자만을 응대하던 기존 업무스타일을 과감히 개선해 직원이 영등포구 전역을 직접 발로 뛰며 ‘구인’자리를 찾아 나선다. 거래처를 발굴하고 사후 관리하는 회사의 영업사원과 비슷하다. 기동대는 지난 8개월 동안 영등포구내 362개의 점포와 협력을 맺고 그 중 60개 업체에 구인구직 자리를 연결했다.
기동대는 일자리 광고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매일 아침을 시작한다. 창업·개업을 하는 곳, 일할 사람을 구하는 곳을 메모한 후 바로 현장으로 달려간다. 가게에 들어서면 방문목적을 설명한 뒤 필요한 분야와 요구사항, 인원 등을 문의한다.
이 때 채용분야가 일자리지원센터에 등록한 구직자의 희망과 일치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취업을 알선한다. 기동반은 직업상담사 3명, 구청 일자리추진단 직원 3명 및 구에서 채용한 공공근로자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반대로 찾아가는 ‘구직’ 서비스인 ‘찾아가는 일자리 서포터즈’도 운영하고 있다. 매달 1회 이상 현장에 나가 구직상담을 받고 구직자의 상황에 맞는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이미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로부터 ‘민선5기 공약이행 평가’에서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전 부문 SA등급(최우수)을 받았으며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청렴도 전국 1등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통시장을 방문해 영세 상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조길형 구청장.
서울시 좋은 일자리 만들기 인센티브사업에서도 4284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2위구를 700여 개 차로 따돌리며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영등포구의 독특한 일자리사업인 ‘Job 포유’ 역시 성공적인 일자리 정책이다. 세대나 계층, 성별에 따라 취업에 대한 요구가 다른 점을 감안해 맞춤형으로 구인구직의 날을 개최한다. 정상적인 면접이 어려운 취약계층이나 장애인은 직업 상담사가 동행해 면접진행을 도와준다. 장애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구직자가 가진 능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경력단절 여성, 장애인 중장년 등을 대상으로 24회에 걸쳐 채용면접을 진행해 총 705명의 지원자 중 359명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제공했다.
영등포 일자리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로 요약할 수 있다. 어르신과 중장년층, 경력단절여성을 비롯해 장애인과 노숙인까지 상대적으로 재취업 혹은 신규취업이 어려운 취약계층, 소외계층의 자립기반을 만들어 주기 위한 ‘보편적 복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구는 사회 소외계층인 장애인과 노숙인의 자립기반을 만들어주기 위한 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장애유형 중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한 발달장애인을 위해 한국제과학교와 손잡고 제과·제빵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을기업 ‘꿈 더하기 베이커리’를 영등포구가 직접 열어 배움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도 만들었다.
발달장애인의 전용 쉼터인 ‘꿈 더하기 지원센터’에서는 바리스타 등 다양한 직업교육은 물론 심리치료, 방송댄스, 놀이수학 등 문화와 교양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중 세 번째로 노숙인이 많은 영등포구는 그들이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노숙인 자활프로그램을 운영해 1242명의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할 수 있는 희망과 동기를 부여했다. 또한 노숙인 희망학교를 열어 20명의 노숙인이 7주간 취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수료 후에는 취업을 주선하거나 사회복지사 등 자격을 취득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영등포구내 6개 사회복지기관에 있는 노숙인들로 구성된 ‘노란 오이지 봉사단’도 지역사회 봉사에 참여하면서 재기를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년간 총 81회, 연인원 2400명 이상이 참여한 봉사단은 2012년에는 최우수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내년 주민참여 예산으로 장애인, 노숙인들이 파프리카 등을 재배, 판매하는 자활농장 사업을 열어 일자리를 더욱 늘려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길중 기자 ilyo11@ilyo.co.kr
“일자리 하나가 온가족을 행복하게”
“일자리는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일자리는 단지 소득을 얻는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일자리는 삶의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오늘을 열심히 사는 동기도 부여한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을 하는 사회공동체 속으로 이끌어준다.”
민선 5기 들어 일자리를 가장 중시하는 구청장을 꼽으라면 단연 조 구청장이다. 그가 일자리 분야에서 영등포구만의 독창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한 집안의 가장에게 일자리가 주어진다면 한 가족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평소 지론이 남다르기에 그렇다.
조 구청장은 사람 냄새 나는 행복도시 영등포를 만들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가장 우선 순위에 둔다. 그리고 수시로 챙긴다.
김길중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