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5% vs 1.5%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김민구(왼쪽)와 김종규. 사진제공=KBL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CC, 부산 KT, 창원 LG, 원주 동부 등(KCC를 제외한 3개 구단 관계자들은 왜 우리가 맨 앞이 아니냐며 나열한 순서에 민감하게 반응할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순위의 역순이다) 4개 팀이 1순위 지명권을 가져갈 확률이 가장 높다. 총 200개의 추첨 구슬 중 각각 47개를 갖는다. 23.5%의 확률이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서울 삼성, 고양 오리온스, 안양 KGC인삼공사, 인천 전자랜드에게도 희망은 있다. 공 3개씩을 갖는다. 팀당 1.5%로 굉장히 낮은 확률이다. 작년 드래프트에서 3~6위 그룹이 1~4순위 지명권 추첨에서 당첨되는 중위권의 반란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는 KCC가 1.5%라는 희박한 확률을 뚫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져가는 기적을 쓴 바 있다.
# 김종규 김민구 다 좋지만…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경희대 김민구와 김종규가 KCC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래도 선호하는 선수는 분명히 있다. 동부의 의지는 명확하다. 센터 김종규보다는 가드 김민구를 선호한다. 이미 김주성, 이승준, 윤호영(2013-2014시즌 도중 군 제대 후 합류 예정) 등 정상급 빅맨들이 버티고 있다. 당장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가드 보강, 특히 해결사 확보가 필수다.
LG는 이미 김종규에 꽂혀있다. 지난 몇 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가드들을 차곡차곡 쌓아뒀고 모비스로부터 작년 전체 1순위 지명자인 포인트가드 김시래를 영입하기도 했다. 반면, 4-5번 포지션은 부족한 편이다. 김종규를 뽑는다면 밸런스가 맞춰지지만 못 뽑는다면 자칫 무너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LG가 김종규를 뽑는다면 팀 구성이 완벽해진다”고 평가한다.
KCC 역시 김민구보다는 김종규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하승진이 다음 시즌까지 뛸 수 없어 골밑 보강이 절실하다. 김민구도 매력적인 카드이지만 우선 순위는 김종규로 설정돼 있다.
모두가 김종규를 논할 때 김민구를 얘기하는 지도자가 있었다. KT의 전창진 감독이다. 지난 시즌 도중 만약 1순위 지명권을 갖는다면 누굴 뽑겠느냐는 질문에 김민구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민구가 아시아선수권에서 ‘제2의 허재’로 각광을 받으면서 믿음이 더욱 굳건해졌다. 한 관계자는 “아시아선수권 전까지만 해도 다시 김종규를 눈여겨보는 분위기였는데 대회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 220.8cm 거인의 등장
두경민
4순위로 밀려나는 팀은 아무래도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다. 현재 판도, 경희대 3인방의 위력이 그렇다.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고려대의 우승을 지휘한 가드 박재현이 유력한 4순위 후보로 손꼽힌다. 박재현은 대회 전까지만 해도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한양대 가드 이재도와 건국대 가드 한호빈의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아마 최강전을 통해 기량과 폭발력, 리더십 등이 검증됐다.
최근 신인드래프트 참가자 신체검사에서 220.8cm의 신장을 기록, 하승진 다음으로 가장 큰 선수가 된 중앙대 센터 김병오가 눈길을 끌었다. 희소가치가 대단한 선수다. 221.6cm의 하승진이 코트를 지배했던 나날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에 대학 무대에서조차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라 그동안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프로에서 인생 역전이 가능할까?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은 올해 신인드래프트다.
박세운 CBS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