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박사
그런데 지난 9월 16일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에 다문화 마을공동체 소통을 위한 주민사랑방 '커다란 숲'이 설치되었다고 한다. 주민사랑방 '커다란 숲'은 중국동포가 밀집한 대림2동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주민과 중국동포 간 소통과 화합을 위해 서울시와 영등포구가 다문화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업 일환으로 설치한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이다.
'커다란 숲'이란 주민의 행복이라는 공유된 가치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보다 다원화된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안전행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1월 1일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는 39만5640명으로 이중 서울시 영등포구에 5만3666명, 서울시 구로구에 4만1622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2동은 전체 주민 1만 7097명 가운데 외국 국적 주민이 절반을 넘고 이 가운데서도 중국동포와 중국인이 7000명 넘게 살고 있어 누구라도 쉽게 눈앞에 펼쳐져 있는 중국식 풍경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그만큼 주민 사이의 갈등 또한 깊어지고 외국인이 연관된 강력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여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보도에 의하면 주민사랑방은 대림2동 주민과 중국동포로 구성된 주민사랑방 운영위원회가 이끌어가며, 주민사랑방은 대림2동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주민 회의 장소와 소모임은 물론 자녀생일파티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한다. 이 외도 주민사랑방 운영위원회에서는 안전하고 깨끗한 마을 조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마을 곳곳에서 일어나는 대소사나 함께 나눌 생생한 소식을 전달하는 마을 소식지를 제작하는 등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도 한다.
다문화 사회로 가는 것은 이제 움직일 수 없는 대세다. 때문에 다문화인구의 비중이 높은 대림2동의 시도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본보기가 되기 마련이다. 흔히들 다문화정책의 양대 주류로 불리는 동화주의 정책과 다문화주의 정책은 시행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기 쉽지만 실제 실시되는 서비스는 외국인의 사회적응을 돕고 이 사회에서 생존해 나갈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것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문화주의나 최근 주장되는 다문화인본주의는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인정하자는 기본 정신의 문제이고 시행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외국 이주민과 토착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마을 문제의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경험은 동화주의 일변도의 우리나라의 다문화정책에 큰 시사점을 주리라 생각한다.
영등포구의 다문화공동체 조성사업이 성공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많은 영감을 주는 모범사례로 자리잡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