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여인의 이모인 주 아무개 씨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사진)의 혼외아들 의혹에 불씨를 지핀 주요 인물이다. 주 씨가 박근혜 대통령 사촌오빠인 박준홍 씨나 현직 국회의원과 인연을 맺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 주목된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주아무개 씨는 1995년 자민련을 거쳐 2010년 친박연합에 이르기까지 대구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최근 일각에서 ‘주 씨가 올해 초 지역 교회에서 채동욱이 총장이 되길 빌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 씨는 그 첫 등장부터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논란에 불씨를 지피는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반면 주 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최근 주변인들에게 “채동욱이 내 사위라는 증거가 없는데 내가 기도를 했겠는가”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또한 주 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 씨가 내 어머니에게 ‘채동욱의 아들이다’라고 말했다”는 주요 증언을 했지만 이 때 밝혀지지 않은 숨겨진 뒷얘기가 있다고 한다. 주 씨가 주변인에게 “지(임 씨)가 채동욱을 존경해서 그랬겠지. 처음엔 아들에게 임 씨 성을 주려고 했다. 그런데 출생신고 할 때 웃어른이 ‘아버지 성을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그래 된 것 같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어 주 씨는 “지(임 씨)가 (보기엔) 채동욱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굉장히 점잖고 신사적이었다고 한다”며 “정말 채동욱의 아들이었으면 (채 전 총장 측에서) 아들을 데리고 가려고 했겠지. 채동욱은 아들도 없는데…”라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결국 주 씨의 주장을 요약하면 임 씨가 최근 한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서 밝힌 주장과 동일선상의 모습을 보인다. 임 씨가 나 홀로 자식을 낳고선 가족들에게는 자신이 평소 존경하던 채 전 총장의 이름을 ‘얼떨결에’ 아이의 아버지로 밝혔다는 것이다.
현재 채 전 총장의 결백을 입증할 유일한 수단은 ‘유전자 감식 검사’다. 향후 임 씨가 자신의 아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하게 허락할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최근 주 씨가 임 씨에게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했다는 후문도 들려온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익명을 요구한 주 씨의 한 주변인은 “임 씨가 유전자 검사 권유를 받자 ‘아들이 12살인데, 충격을 받는다’며 크게 망설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임 씨의 아들이 채 전 총장의 친자가 아니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정황은 또 있다. 최근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설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8월 말 임 씨의 아들 채 군이 뉴욕으로 급히 출국한 것을 두고 세간에서는 ‘언론 보도를 예상하고 아이를 사전에 빼돌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대해 주 씨는 주변에 “채 군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영어웅변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미국에 초청돼서 간 것일 뿐이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임 씨의 이모 주 씨가 채 전 총장 사건과 관련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언론에 말하자 그것을 둘러싼 진실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주 씨와 10여 년간 친분을 쌓아왔다는 대구지역 정치계 인사 김 아무개 씨는 “주 씨는 본래 가정주부였다가 사람 돕는 걸 좋아해 당원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 정치가 목적이 아니라 당원으로 이런 저런 일을 하는 걸 즐겨했다. 사람은 참 좋다”며 “아줌마 특유의 허풍기는 약간 있지만 과한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다. 정치를 아는 사람이라서 이런 시국에 거짓말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대구=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