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자들은 새해 국운에 대해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서 조금씩 안정과 상승의 기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부터는 “서서히 격랑이 물결치면서 결과적으로 대격동의 2004년 갑신년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해부터 촉발되어 온 북핵 문제는 2003년 새해 벽두까지 여전히 지구촌을 긴장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곧 출범하게 될 노무현 정부가 긴박한 국제 정세에 어떤 대처 능력을 보일지가 최우선의 관심사.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제시되고 있는 경제의 어두운 터널을 언제쯤 벗어날지도 새해의 화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역학자들은 “올해 큰 환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0여 명에 이르는 국내 최고의 유명 역술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주)애스크퓨처의 이수 대표는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지난해인 임오년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훨씬 컸다. 임오년은 민심이 안정되지 못하고 정국 대결 구도가 심화되는 해였다. 하지만 올 계미년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형국으로 대결에서 화합구도로 서서히 전환되는 양상을 띤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역술의 기본은 육십갑자의 반복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 확실하다”는 주장을 펼쳐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는 과거 임오년의 태평양전쟁 발발을 상기시키며 “다만 음력으로 임오년에 해당되는 올 정월까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또한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을 말하는 것일 뿐 한반도 문제는 아니라는 것. 남덕역학연구원의 남덕 원장도 “미국과 북한과의 전쟁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앙인데, 계미년에는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남 원장은 “북한 핵문제는 오히려 미국 일변도였던 우리의 외교 정책이 동북아 주변 국가들로 다변화되는 계기를 불러올 것”이라며 “특히 중국과 보다 유기적인 관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도움 말씀 주신 분들 왼쪽부터 이수 (주)애스크퓨처 대표, 남덕 남덕역학연구원 원장, 최윤정 <스포츠조선> 운세 필자. | ||
이에 따라 한반도의 정세가 긴장과 대립보다는 대화와 협력의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정세와 관련, 상당수 역학자들은 “7월까지는 비교적 순탄하게 흘러가다가 8월 이후부터 서서히 격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한다.
노무현 신임 대통령의 경우 의외로 차분한 온건개혁 노선을 표방할 듯하다는 게 역학자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집권 여당의 당권을 장악한 신주류측은 정권 초기에는 실질적인 힘을 뒷받침 받지 못해 주춤할 듯하다는 예측. 하지만 하반기 이후부터 급진개혁 세력과의 연대로 정계에 강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이 개혁의 기운은 2004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
노 당선자의 집권기간인 계미년부터 정해년까지의 향후 5년은 계속되는 음과 양의 부조화 시기로 매해 정치적 격동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역학자들은 북한 핵파문으로 인한 전쟁 가능성 발언과 SOFA 개정 문제 등으로 인해 ‘반미 감정’은 올해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미국이 강경한 자세로 나올 수도 있어 무조건 ‘반미’로 밀어붙이다가 자칫 양국간 감정의 골이 크게 나타날 우려도 제기한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새해가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원유가의 하락이 예상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경쟁력이 점차 상승한다는 것. 다만 수출은 상반기에 비해 갈수록 위축될 우려가 있고, 소비 역시 점차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남덕 원장의 경우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경제가 다소 위축될 소지가 있다”는 다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주가 예측으로도 유명한 이수 대표는 “올해 증시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반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1분기를 주목해야 하며, 피크로 예상되는 시점은 양력 2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라고 전망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할 경기 부양책은 증시 부양에 직접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미국의 IT 업계 불황 탈출이 예상되는 만큼 전자 부품업체들의 약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역학자들의 풀이대로라면 계미년에는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과 사고는 없을 듯. 다만 지난해에 이어 자연재해가 예상된다고 한다. 지난해에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면 올해는 가뭄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 역학자들은 이는 비단 국내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물의 재앙이 나타나며 특히 물 부족 심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명국 자유기고가 eos@newsbank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