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4일부터 열린 박근혜 정부 첫 번째 국정감사를 맞은 경제부처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올해 들어 대규모 세수 부족과 어설픈 세제 개편, 기초연금 사태, 대규모 공공기관장 공백 상황, 동양그룹 문제 등 질책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 관계가 최악인 상황이어서 추궁 강도가 높을 것이라며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세수 부족과 세제 개편, 내년도 예산안 등의 문제 때문에 매를 맞을 각오를 하는 분위기다. 기재부는 당초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국세 수입이 216조 4000억 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기부진이 지속되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세입 예산도 210조 4000억 원으로 수정했다. 당초 예상보다 6조 원 줄어들 것으로 본 것이다. 이처럼 전망치를 낮췄음에도 실제 세입은 올 상반기 92조 1877억 원으로 전망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세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기재부는 중산층 세부담을 늘리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증세 없는 복지 확대라는 박근혜 정부 공약의 큰 틀을 깼다는 비판이었다. 여기에 내년도 예산안도 논란 대상이다. 내년 성장률을 3.9%로 잡고 세입이 218조 500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너무 장밋빛이라는 것이다.
기재부는 또 보건복지부와 함께 기초연금 사태에 대한 추궁도 받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10만∼20만 원의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키로 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공약이었던 모든 노인에게 20만 원 기초연금 지급에서 후퇴한 것인 데다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이 이러한 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사퇴하면서 돈줄을 쥐고 있는 기재부로 화살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유독 국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기재부 직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인지 현 부총리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최근 외부 행사를 줄이는 대신 관련 업무에 대한 집중 공부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대규모 공공기관장 공백 사태는 가장 많은 산하기관을 가진 산업통상자원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산하 40여 공공기관 중 3분의 1 정도가 아직까지 수장 공백 상태다. 그나마 여름철 전력난의 원흉(?)이었던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조석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앉으면서 부담을 조금은 덜었다.
금융감독원은 4만 명이 넘는 피해를 낳은 동양그룹 사태로 심한 추궁을 받을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올해 계열사 회사채의 50%를 계열 증권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팔았는데, 이처럼 계열 증권사를 통한 회사채 판매를 제한하는 규정이 만들어진 지 6개월 만인 10월 24일부터 발효되면서 사후 약방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은 탓이다. 특히 이 규정이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와 높은 회사채 인수 비중(94.85%)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질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겸 언론인
질책거리가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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