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이 제작하고 국동석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공범>은 <그놈 목소리>의 조연출이었던 국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공소시효를 얼마 남기지 않은 범인의 딸이 아버지를 범인으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공범>은 아동 납치 살인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그놈 목소리>의 후속편을 떠올리게 한다.
기자 지망생인 다은(손예진 분)은 아버지 순만(김갑수 분)과 단둘이 살아간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없었던 다은은 가난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한다. 그러던 중 그는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아동 납치 살인 사건에 대해 다룬 영화를 보게 된다. 영화에서는 범인의 실제 목소리가 공개됐고 범인의 목소리에서 다은은 아버지의 존재를 느끼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또한 순만은 딸을 목숨처럼 사랑하면서도 어린아이를 죽인 잔인한 살인범으로 지목된다. 여기서 순만의 이중적인 면모가 드러나는데 순만의 악의적 행동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범죄 이유에 대해서는 짧게 설명이 나오지만 이해가 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또한 가족의 비밀에 대한 반전은 오히려 순만이라는 사람에 대해 의문점을 더 남기게 한다.
영화는 손예진의 미모와 연기력을 감상할 수 있지만 흡입력 있는 스릴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는 살인범의 가족이 그 사실을 눈치 챈다는 설정은 흥미롭지만 이야기 퍼즐에 빈틈이 많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건달 외삼촌’ 변신 개성 조연
임형준은 영화 <공범>에서 다은의 외삼촌이자 순만의 처남으로 등장했다. 그는 순만에게 돈을 요구하는 등 불량한 건달 모습으로 변신해 다은의 가족에게 위기를 주면서도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