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9시 가로청소를 하기 위해 환경미화원 휴게실을 나서다가 가로수 옆에 놓여진 가방을 발견했다. 가방의 주인이 광희문경로당 이양순 회장임을 확인한 최씨는 사회복지과 등에 연락해 이 회장의 핸드폰 번호를 알아냈다.
이날 경로당 단합대회를 위해 회원 47명과 함께 충남 강경으로 내려가던 이 회장은 최씨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그때서야 가방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이 회장의 가방에는 당시 500만원 이상의 경로당 운영비가 든 직불카드와 1000만원이 넘는 개인 신용카드, 약간의 현금이 들어있었다.
이 회장은 최씨에게 “고맙다. 하마터면 경로당 회원들한테 죄를 지을뻔 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가방은 경로당 회원들이 서울에 도착한 다음날인 23일 이 회장에게 전달됐다.
이 회장은 최씨의 신상을 물었지만 최씨는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이라며 정중히 사양했다. 거듭된 이 회장의 요청에 이름만 알려줬다.
이 같은 사실은 최창식 구청장이 신당동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했을 때 이 회장이 최 구청장에게 직접 이야기를 전하면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1월 공직에 들어온 최씨는 신당2동 성곽길과 장충동 태극당~퇴계로 구간의 가로환경 청소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새벽 5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지각이나 결석 한번 없이 성실히 임해 다른 사람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19살, 22살 된 아들 형제에게 부끄럼 없는 아빠로 살아왔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가방을 발견했으면 주인한테 돌려줬을 것이다”
중구는 아름다운 선행을 한 최씨에게 조만간 표창할 계획이다.<사진=서울 중구, 환경미화원 최현주>
ilyo11@ilyo.co.kr